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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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꿈 ...그리고 당신

까미l노 2008. 2. 21. 03:09

 

....... 그리고 당신,

 

 

 

 

 

나는

여름 한낮의 햇빛이 비껴가는 느지막한 오후의

호숫가에 앉아

내 무릎을 베고 누운 당신에게

내가 그토록 좋아해마지 않는 J. G의 고혹적인 산문집을 읽어주고 있었어요.

 

 

당신은

나지막한 나의 목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당신의 저 드넓은 사색의 바다에 빠져 있으리란 걸 잘 알아요.

 

 

어느 순간,

당신은, 벌떡 일어났어요.

당신이 일어난 까닭은

그냥, 코끝을 스치는 바람 때문일 수도.......

아니면 은은한 연꽃의 향기 때문일 수도 있었겠습니다.

 

 

바람결을 따라 무수히 흩날리듯 펼쳐지는 물나래를 보며

, 짧은 비명을 지른 당신은

비로소 깊은 사색의 늪에서 깨어나

그대 곁에 있는 나와

눈감아도 느껴지는 부드러운 바람과.......

 

,

스러져가는 오후의 햇빛을 받아 철벅거리며 강렬하게 수면위로 용솟음치는

은빛 잉어의 반짝이는 비늘에 반사된 또 다른

강렬하고도 날카로운 빛의 홍수 속에서

짤막하지만 눈부시도록 고결한 생의 한 순간을 가슴에 담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었지요.

 

 

그대여,

내가 그대를 꿈속에서 보았던가요?

 

후후후.......

 

그대는

실없이 호숫가를 어슬렁거리는 바람입니다.

 

어쩌면, 그대는

바람을 가르는 저 새의 날갯짓일 수도.......

가없는 푸른 하늘이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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