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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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언제쯤 나를 사랑하지?

까미l노 2021. 2. 27. 23:14

문자가 왔나 보다

또 그렇고 그런 홍수같이 쏟아져 오는 홍보성 광고성 문자려니

여권 만료일이 다가오니 갱신하라는 문자다

 

마지막 갱신할 때 10 년으로 꽤 넉넉하게 여유를 뒀었는데

갱신 후 새 여권으로 바꾸고 나서 한 번도 사용을 안 했었는데

어느새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티브이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나 나이가 아주 많은 환자들의 인터뷰

그들이 가장 후회하는 첫 번째가 가 보고 싶었던 곳을

미루기만 하다가 영영 못 가게 되었다는 것 

 

여유 같은 게 없어서 못 가다가 막상 여유가 생기고 나선

언제라도 갈 수 있어서 조금씩 미루기도 했다는 것

 

그러다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아예 포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 내가 외국을 여행 다녔던 것은

여유는 커녕 오히려 최악의 상태였다고 해도 괜찮을 때였었는데

함께 도보여행 하던 지인의 동행 권유로 엉겁결에 시작을 했었던 것ㅇㅇㅇ이다

 

보험을 해약하고 작은 적금을 깨서 출발했었는데

50일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세상은 가기 전과 갔다 온 후

내 주변의 세상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 길로 여러 나라를 다녔었는데

내 인생 최고의 행복한 시기였던 것 같다.

 

여권 갱신 안내를 받고 보니 문득

그때와 지금이 별반 다를 바 없고 여전히 나는 쓸쓸한 좌충우돌 중이니

다시금 배낭을 사고 낡은 지도를 다시 펼쳐 볼 생각이다.

이제야말로 낮 선 어느 나라 골목 모퉁이를 걷다가 사별하더라도

전혀 두렵지도 않을 것 같고 이전보다 훨씬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번엔 젊은 배낭여행족 처럼 가난한 여행만 했었는데

이제는 갑싼 것이라도 와인 한 잔씩이라도 마셔보면서 말이다... 

 

짧은 여행은 무조건 싫다.

정말로 싫컷 돌아다니다 오고 싶어 지면 올 수 있는 그런 여행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발로 보는 여행이 여전히 좋다.

 

딱 세 군데

스페인 그리고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몇 군데 나라

인도와 히말라야 산간 마을들

주머니가 그러하니 뭐 어쩌랴,

적은 돈으로도 행복하게 돌아나닐 수 있는 곳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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