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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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이제서야 무슨 행복

까미l노 2021. 2. 12. 00:56

난 행복을 모르고 살았다

행복이 어떤 것인지조차 몰랐던 것 같다.

 

지금 뜬금없이 무슨 행복일까만

사는 게 불안해져 가는 요즈음

살아있는 거? 지속할 자신도 아무런 용기나 욕심이 없다

 

그렇다고 당장 죽으려는 것은 아니다만 계속 탈(?)없이 오래 살려고도 않거니와

그럴 자신도 없고 그렇게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렇게 많은 나이는 어니겠지만

잘 죽는다는 것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다.

건강에 관한 솔깃해짐은 건강하게 잘 살려는 것보다

아픈 채 나을려고 하는 몸부림이 걱정스러워지는 것일 뿐,.

 

살면서 가끔 아팠을 때 그냥 무작정 잠을 청했었다.

푹 자고 일어나면 씻은 듯 나아질 거라는 되잖은 희망이었다.

몇 번은 그런대로 자는둥 마는둥이었을지언정 주구장창 잠만 좇아다녔다가

대충이나마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러다 딱 한 번은 식음도 전폐한 채 내리 잠만 청하다가

황천길 갈 뻔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먹지를 않아 영양실조에다 백혈구가 모자라

오랫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했던 적이 있었다.

 

빨리 나으려고 갖은 노력을 했었던 기억들

살고 싶은 욕망이 아니라 아프다는 그게 참기 힘들어서였을 것이다.

몸이 불편하고 먹는 것이 싫어지고 아프면 편하게 잠 드는 것도 어려워진다.

 

행복은 어떤 것일까?

왜서 갑자기 나도 생애 한 번은 얼마간만이라도 행복해져봤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생기는 것일까?

 

자다가 떠나는 건 정말로 행운이라더만

아픈 줄 모르고 편안하게 잠자다가 떠날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이라고 해야할까?

 

내가 나약해져서인가?
인생 시작이라는 달콤한 꾀임같이 말들을 하는 이 나이에 벌써

소풍 끝나는 생각이나 한다는 거 말이다...

 

점점  다르게 몸의 컨디션이 예전같지 않아진다.

건강검진에서는 내 나이보다 더 젊다고 검진 기록들이 나오긴 하더라만

내가 느끼는 내 몸의 변화는 사뭇 다르다.

 

예전처럼 100% 컨디션으로 맞이하는 하루하루가 아닌 것 같다.

혈기왕성까지야 얼토당토 않을 욕심이라고 쳐도 말이다...

 

내가 바라는 행복은 어떤 것일까?

나는 죽기 전에 잠깐만이라도 행복을 느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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