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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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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l노 2021. 1. 29. 19:21

무슨 영화나 소설에도 나오던 말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에게는 어떤 이유든 조건같은 것 없이

원하는대로 다 해준다는 것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는 것

사랑하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스스로가 떠나거나 떠남을 이해하는 것

 

젊어 한창 때 까지는 그말이 싫었다

어떻게 죽을만큼 사랑하는데 떠나겠으며 떠나 보낸단 말인가...라고

하기사 사랑도 이별도 여러번 했던 사람이 무슨 자격이야 있겠냐만

죽기까지 일생 단 한 번 오직 한 사람만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다 늙은 할배가 무슨 사랑타령 하려는 건 아니다만

돌이켜보니 빵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게 사랑이라고

항변 아닌 항변같은 걸 했었는데 비록 여러번 사랑을 했었기에 자격 없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어느날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사람이 찾아오고

내 욕심으로는 자격도 능력(?)같은 것으로도 차지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꿈 같은 사랑을 하게 되고 단 한 번 그 어느것으로라도

조건이나 바라는 바 없었지만 헤어지게 되었을 때

 

편안하게 떠나게 해주었는데

그게 그런 그는 편하게 떠날 수 있었던 것인지

그도 속마음을 더할 수 없이 아파하면서 떠난 것인지를 짐작만 한 채...

 

나는 그를 윤 이라고 한 글자로만 불렀었다.

온전한 내 여자일(?)수 있을 때 돌아오고 싶다면서 떠났고 그렇게 보내 주었었다.

또 다른 한사람을 위한 내 가슴 속 아픔까지 이해하던 사람

 

그를 떠나보내 주면서 온전한 내 여자로 돌아와주길 기대하면서 보내준 것도 아니었다.

아무런 바라는 것 없이 그가 편할 수 있을 법한 길인 것 같아 보냈다

나중의 결과를 모르지만 선택의 잘잘못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싶었다.

 

그가 이해해주곤 하던 내 마음 속 아픔이던 또 한 사람

 

23살의 나이에 49의 카톨릭 신부와 결혼한 여자 조안리.

그녀가 로마 교황청의 승인을 얻어 킬로렌 신부와 결혼하기 까지 

온갖 세상의 굴레와 시련을 견뎌내며 그의 남편과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었음

책을 절반가량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고 서툰 한글로 적힌 안부 인사와 마음 속 사랑을 가득 담은

긴 장문의 편지들은 그들이 나누었던 사랑을 부러워하게 만들었다.

출처: https://xellobo.tistory.com/57 [도로시 대신 나]

 

 

 

 

살아 있었으면 좋을테다

어딘가에서 잘 살아가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냥 인연하여 살자고 하던 

26년 나이차 성직자인 카톨릭 신부를 사랑하여 끝끝내 결혼한 

조안리의 책을 들고와 나를 설득하던 나보다 21살 어렸던 아이(?)

 

그 아이를 나는 둘리라고 불렀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할 수가 없다

죽기 전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 아이한테는 정말로 미안한 마음만 남아있다

무슨 도덕적 성인군자도 아니면서 많이 어리다는 이유 한가지로 떠나게 만들었다

 

어리면서 나 보다는 더 나를 위했음을 한치 믿어 의심하지 않을 사람

어르고 달래다 강제로 떠밀어서 보낸 아이같은 사람이다

아마도... 내가 떠나라고 원하기에...죽을만큼 사랑하기에 떠났을 것이다

그땐 그 아이를 위해선 그게 최선이었다 싶었다

 

후회?

난 후회를 싫어한다

후회한들 뭐가 달라질까 싶어 그냥 후다닥 묻어버리는 편이다

물론 사람이니까 후회할만한 일에 닥쳐지면 자꾸 생각이야 나겠지... 

 

그 사람을 위한 최선이라고 했으면서 이내 돌아서서 후회하기 시작했었다.

내 이익을 위해서 오로지 나만을 생각할 수도 있었기에 떠난 후 이내 너무나도 아쉬워 했었다

그야말로 이중이고 다중적인 비겁함이었다.

 

사랑에 대한 사람에 대한 미련이 아니다

믿고 의자하려던 사람에 대한 포기를 하게 만든 내 잘못이었다

그러고서 여태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워 한다는 건 참 비겁한 짓이다

저질러 놓고 후회하면서 그리워만 한다는 건 그 사람에 대한 배신이다.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안했다 라는 말로 위로가 되기나 할까만

못 보게 되더라도 정말로 평온하게 잘 살아가주기를 바란다

 

세상에 와서 떠날 때 아무것도 남기고 싶지 않고

아무런 미련도 아쉬움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두 사람을 만났었기에 그래도 내 생은 참 괜찮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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