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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2008년 7월의 어느날에 본문
지는 해를따라 가다 보면 30번 국도를 만나고
그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변산반도의 꼭대기가 있다
멈춘 듯 서서히 넘어가는데도 따라갈 수는 없는
스러져가는 저 해처럼 그렇게 조용히 명멸해 갈 수 있다면 좋겠다던
어느 작가의 글이 생각난다
서해에도 섬 하나 없이 끝 간데 모를 창망한 바다가 있고
갯벌에 모로 쓰러진 채 누워있는 배들이 있는가 하면
삶의 치열한 아우성의 곰소만이 있다
내소사 산사 처마 밑에서
헤진 내 신발 끝만 바라본 채
밤 새 내린 아픈 비를 긴 고랑으로 흘러흘러 바다로 향하게 하고
바다 비린내에 절은 육신일랑 밤이슬에 씻고
한잔 간신히 목구멍에 털어부어 남은 소주병 모래밭에 남겨두고
언제나처럼 서해를 떠나며 되돌아 보곤한다...
탁한 바닷물 따라 건너간 해당화 곱게 핀 서해 위도
그곳엔 40여 년만에 명예회복을 했다는 납북어부의 이야기가 있고
벽보처럼 종이에다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부고장이 길가에 있고
언젠가 많은 사람들을 바다로 데려간 아픈 옛얘기도 있고
카페리라고 대단한 여객선인양 요란한 이름을 한 매연을 내뿜는 철선이 있다
바다는 언제나 무서운 곳이다
무인도 돌섬에 오두망실 올라 앉아
굼실거리는 밤바다의 너울파도를 보면
언제나 나는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상을 하곤 했다...
서해의 밤바다는 낮고 침울했다
해무 때문인지
삶이 팍팍한 내 우울모드 때문인지 모를...
서해 바다에서는 좀처럼 시거리도 볼 수가 없다
탁한 바닷물 때문인지
깊이가 덜한 파도 때문인지
가도 가도 물에 닿을 수 없는 긴 갯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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