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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애착만 남은 사랑

까미l노 2019. 11. 20. 00:31

잘못 알고 있었구나...

집착까진 아니었기에 애착인줄로만 알았었는데 자세히 알고 보니 내가 틀렸었네


사전을 들여다 봤더니 애착이라는 낱말의 뜻이 이렇게 되어있었다.


어떤 대상 몹시 끌리거 정이 들어서 대상 지극히 아끼고 사랑함

몹시 끌리거 정이 들어서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다 


끌리고(?)정은 들었지만 지극히라거나 몹시 끌렸다는 건 스스로를 들여다 보자니 가당찮은 것 같다.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 보다야  내 스스로의 편으로 살았었겠거니 짐작은 한다만

집착한 적도 그다지 아끼고 사랑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더군다나 지극히라니...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말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말도

대장노릇은 성격상 맞지 않으면서도 다른 누구의 명령따위 같은 건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말들을 들었었는데

얘전 한 번 대형 모임에서 갑자기  손을 들고 연단에 올라갔을 때 애살이 있는 것 같다 라는 뜻밖의 말을 듣기도 했었다.


무슨무슨 성격유형 테스트나 혈액형별 성격 조사 같은 것도 해봤었는데

일견은 맞는 게 많이 있는 것도 같았지만 실은 여전히 나 스스로 조차 나 자신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는 행복했었던가?

물으면 결코 아니올시다 라고 해야 될 것 같고

행복하기 위해 살고 있는가?

묻는다면 그도 또한 아닌 것 같고

이도 저도 아니라서 그러면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달리 대답할 말은 없고 안...사는 방법을 몰라서 꾸역꾸역 살고 있다고 해야할까...


누구는 뭐 행복해서 행복을 위해 사는 줄 아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테지...

그건 그 사람의 삶이고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게 세상 모든 생물들은 제각각의 삶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일 뿐이다.



언제였던가?

꽃다발을 받아봤던게...


30 여년도 더 지난 것 같다

예전 어줍잖은 실력으로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할 적에 받아본 적이 있었다만

남자라서 꽃이란 주는 쪽이지 받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었고 꽃다발을 받는다는 게 영 어색한 것이라 여겼다.


뜻밖의 꽃 한묶음을 선물처럼 받아들고 집으로 오는 지하철 안

아무도 거들떠볼 사람 없을 터인데도 나만 스스로 어색해서 꽃을 자꾸 숨기고 싶다.


묻지도 물을 일도 없을텐데 남자가 무슨 꽃다발을 들고 다니는건가 혹시 누가 속으로라도 궁금해 하면

선물할려고 사가는 거다 라고 하나?

아니면 마누라 줄려고 꽃집을 들렸던 것이다 라고 할까?

나는 그냥 겨우 이런 변명 핑계따위를 준비하고 사는 사람인가 보다...






그는 참 행복해보였다.

사람들이 바삐 들락거리는 시간이어서였을까

딱 봐도 얼굴엔 피곤이 역력하고 눈가에 다크서클처럼 피로도 약간 삐쳐졌었는데도

하지만 그 사람의  그 미소

사람들을 대할 때의 웃는 얼굴과 말투


결코 그 사람의 목소리가 좋고 얼굴이 잘 생겨서가 아닌

그냥 멀찍이 떨어져서 구경하듯 보고 있는데도 내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는 것 같았다.


아, 저런 게 행복이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인가?

그 미소는 밝고 다정해서 참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물론 이저래 힘 든 뭇사람들의 경제적인 팍팍한 세상살이처럼은 아닌

여유로움에서 묻어날 수 있는 뭐 그렇고 그런 것일 수도 있겠고 저렇게 해야만

내 주머니에 무엇인가가 들어오게 되고 채워져서 그게 곧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의 한 방편이라고도 할 수 있을테지


하지만 사람의 눈으로 다른 사람의 모습을 유심히 보면

뭐 딱히 심미안이 아니라도 볼 수 있고 보여진다고 믿어서 하는 말이다.



그런 그 사람에게서 어떤 곳에 함께 해보라고 초대 권유를 받았다.

이젠 어지간한 세상사 따위엔 심드렁 일색이 되어졌고 

누가 나에게 어떤 말 어떤 좋은 것들이라고 권한들 쉬 믿음을 갖질 않는 편인데

내 아무리 지난 삶에서 누구에게 속고 사기를 당했다한들 지금은 턱 없게라도 믿고 싶은 무장해제의 마음


다행이고 좋고 편한 이 마음 그리고 그 사람들과 잠시 함께였을 때 느껴지는 타인에 대해 덩달아 가져지는 여유로움

내가 좋아하는 무조건 착한 사람들은 다 좋다 라는...


좋은 것만 보고 좋게 생각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한편 먹고 두루 어울려 산다고

그런 삶이 곧 긍정적인 삶이 되는 건 아닐진데

쬐끔이라도 관상을 볼줄 아는 것도 아니고 사주 같은 건 남들이나 관심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잠시 만나 함께 어울렸던 사람들의 면면을 이렇게 쉽게 행복이니 평화로움 따위로 판단한다는 건

좋다 아니다로 구분 짓는 따위 그냥 그딴 건 모르겠고 여전히 난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진다.


착해 보였던(?) 좋아보이던(?) 사람들과 빨리 또 함께 하고 싶은 조바심

세상을 살면서 이런 느낌 좀처럼 생져지지 않는다.





내게 남은 스스로에 대한 사랑은 애착은 아닌 게 맞는 것 같고 그럼 그냥 집착뿐인 것일까?

사랑하지도 아끼지도 않으면서 접착제처럼 달라붙여 붙들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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