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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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소풍길 능선숲의 생태

까미l노 2019. 11. 5. 23:06




11월9일 토요도보 행사 답사지를 갔다가 주은 열매들로 만든 동물들


산오리나무 열매

















박주가리 씨앗




분비나무 열매




호두가 아닌 가래나무 열매



잣나무 열매의 씨앗 날개



산오리 나무열매로 만든 개미



솔방울과 오리나무 열매로 만든 거북이 모녀


오리나무 열매와 오동나무 열매 껍질과 히말라야시다 씨앗 날개로 만든 다람쥐



목련꽃포/오동나무 엶매껍질/솔방울/파스타치오 껍질로 만든 부엉이 부자



누웠다.

아니다 스스로 누운게 아니라 눕혀진 게 맞을게다...


길 주변의 아직은 어린 소나무 한그루

어떻게 된 것인지 자빠진 채 살아가고 있다.

모진 것인지 끈질긴 것인지 여태 생명을 유지해 가고 있다.


부디 사람에 의한 몹쓸 짓은 아니었기를...



소나무도 꽤 많이 있었지만 점점 많이 점령해가는 활엽수들에 의해

설자리를 잃어가는 소나무들이 많았지만 가지를 넓고 높게 뻗어가는 참나무들 틈에서

하나같이 제대로 뻗어 올라가지 못하고 가늘고 비틀어진 형태로 살아간다.


활엽수들의 넓은 잎들에 가려 제대로 광합성을 못해

기둥 줄기에 온통 새 잎을 달고서 조금이라도 햇볕을 받을려고 용틀임들이다


소나무의 기둥줄기에 잎이 많이 달리고

작은 솔방울들이 무수히 많이 달리면 지금 그 소나무는 힘든 생을 붙들고  스스로와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에서와 달리 이곳엔 참나무 가운데 잎이 가장 큰 떡갈나무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산길을 가로 뻗은 소나무 뿌리

애초엔 길이 아니었을텐데 소나무 뿌리를 지나가게 길을 만들어버린 인간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니 껍질이 벗겨지고 소나무의 뿌리는 제 몸을 보호하려고 송진을 뿜는 중이다.


사람의 발길이 지나기 위태로운 거대한 사암의 위태로운 등성이에 참나무가 한그루 태어났다.

어쩔려고 제 어미는 저런 곳에다 열매를 보냈을꼬?


비도 내려봐야 금새 흘러내려 갈텐데 앞으로 닥쳐올 한여름의 그 강한 뙤약볕을 어찌 견디어 낼런지...



참나무가 많으니 자연히 도토리도 많을 터

그런데 이곳엔 아예 도토리 흔적조차 보이질 않는다.

다람쥐나 멧돼지가 다 먹었을까?


어느 산에나 참나무가 많은 곳의 도토리는 동물들이 미쳐 다 먹지 못하고 지천으로 썩기 마련인데

이곳은 아예 도토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부디 몹쓸 인간들의 그 알량한 미각타령으로 흔적없어진 도토리가 아니기를...


지난 용추계곡 도보 때 주웠던 잣나무 열매 한통

송진 때문에 혼나기도 했었지만 이런 날을 기대했었던 건

어떤 류의 생명이라도 가두어(?)키우는 것은 원치 않는 성향이라

자연에서 뛰어다니는 생명들에게 먹이가 될까하고 준비했었던 것이다.

잣을 고스란히 다 빼내어 가지고 있다가 이곳에다 몇알씩 군데군데 놓아두었다.


여기서 다람쥐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참나무 숲이라면 다람쥐는 분명 있을테고

도토리 찾으러 다니다가 여기 나무 사이에 놓아둔 잣을 발견하게 되기를...



벌레들에게도 제 몸을 내어주기도 하다가 서서히 사멸해 가는 나뭇잎들

나도 이렇게 곱게 늙어갔으면 참 좋겠는데...



보기 드물게 고운 색으로 물들어가는 떡갈나무와 신갈나무의 잎들

활엽수들 가운데 참나무류의 잎들이 붉은 색으로 곱게 물들어가는 건 보기 쉽지 않은 편이다.



신갈나무의 잎도 고운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일까?

어떻게 지금 이 시기에 진달래곷을 피운단 말인가?


지랄같은 인간이 지나간다고 역겨워서 사뿐히라도 밟고 꺼지라는 뜻일까?

곧 추워질텐데 빨라도 너무 빠르게 핀 것인지 늦어도 너무 늦게 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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