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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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변덕과 중독

까미l노 2019. 11. 15. 09:51




그래,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정치 같은 것엔 별 관심 없이 살고 있다만

그래도 어쨌거나 이땅에 살다보니 이쪽 저쪽 편가르기는 싫지만

싫은 사람들 좋은(?)사람들은 있기 마련인 것을 내 속에서만은 잘 알고 있는데

아무리 그렇다손 이쪽 사람들 잘못하면 꼬라지도 뵈기 싫어지고

저쪽 사람이 그거 하나만은 참 잘하고 있다 싶어지면 미움도 가셔지곤 한다.


잘잘못이란 것도 늘 내 마음가는 대로의 주관적인 것일 뿐일테고

크게 관심가지지 않은 일인데도 내 마음과 같지 않은 짓을 하면 몽땅 다 포기하고 종내 관심조차 꺼 버린다.

이러는 나를 보면 결정이사 평생 순식간에 가슴이 결정해버리던 것처럼

포기 또한 기똥차게 잘한다...

언제는 내가 뭐 저딴 사람 저딴 것들에 기대를 한 적이나 있었던가 뭐,


그래봤자...

이저래본들...

내 기준의 상식에선 도당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의 사람들

속 깊어서까지야 아니라도 그냥 묵묵부답인 사람들은 흥분하여 길길이 날뛰는 인간들처럼 

말 할줄 몰라서도 행동이 싫어서도 아닌데 세상사는 매양 그런 부류들 욕심대로 흘러간다...


살아오면서 중독이란 건 모르고 살아왔지 시푸다.

뭐든 한가지 눈에 손에 마음에 들어오면 그때부터 맹렬히 파고 들기는 한다만

어느 순간 죽을 때까지 마음에서 떠나보내지도 손에서 놓지도 않을 것 같던 것들을 그닥 어렵지 않게 놓고 떠나보낸다.

변덕일까?


어제 산 뭔가가 몸에도 맞질 않고 마음에도 차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버린다.

오래 전 구한 구닥다리가 몸에도 마음에도 맞으면 줄창 그것만 애지중지 한다.


30년 전에 샀던 바바리 코트는 30년 넘게 입은 적 없이아직도 옷장에 있는데

그저께 산 패딩도 운동화도 걸쳐보고 신어보니 몸에도 발에도 불편해 그냥 내다 버려진다.

이미 교환하기도 곤란해지고 귀찮기도 해서... 이거 참 바보같다...  


그저께 갔던

어저께도 갔었던

오늘도 별 일 없이 갈 것 같은 그 식당의 그 음식은

혼자라도 편하고 값도 맛도 위생도 친절도 다 좋아서 내일도 모레도 가게 될것이다...


이렇게 사는 건...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전혀 대답할 말이 없어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