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변덕과 중독 본문
그래,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정치 같은 것엔 별 관심 없이 살고 있다만
그래도 어쨌거나 이땅에 살다보니 이쪽 저쪽 편가르기는 싫지만
싫은 사람들 좋은(?)사람들은 있기 마련인 것을 내 속에서만은 잘 알고 있는데
아무리 그렇다손 이쪽 사람들 잘못하면 꼬라지도 뵈기 싫어지고
저쪽 사람이 그거 하나만은 참 잘하고 있다 싶어지면 미움도 가셔지곤 한다.
잘잘못이란 것도 늘 내 마음가는 대로의 주관적인 것일 뿐일테고
크게 관심가지지 않은 일인데도 내 마음과 같지 않은 짓을 하면 몽땅 다 포기하고 종내 관심조차 꺼 버린다.
이러는 나를 보면 결정이사 평생 순식간에 가슴이 결정해버리던 것처럼
포기 또한 기똥차게 잘한다...
언제는 내가 뭐 저딴 사람 저딴 것들에 기대를 한 적이나 있었던가 뭐,
그래봤자...
이저래본들...
내 기준의 상식에선 도당췌 이해되지 않는 것들의 사람들
속 깊어서까지야 아니라도 그냥 묵묵부답인 사람들은 흥분하여 길길이 날뛰는 인간들처럼
말 할줄 몰라서도 행동이 싫어서도 아닌데 세상사는 매양 그런 부류들 욕심대로 흘러간다...
살아오면서 중독이란 건 모르고 살아왔지 시푸다.
뭐든 한가지 눈에 손에 마음에 들어오면 그때부터 맹렬히 파고 들기는 한다만
어느 순간 죽을 때까지 마음에서 떠나보내지도 손에서 놓지도 않을 것 같던 것들을 그닥 어렵지 않게 놓고 떠나보낸다.
변덕일까?
어제 산 뭔가가 몸에도 맞질 않고 마음에도 차지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버린다.
오래 전 구한 구닥다리가 몸에도 마음에도 맞으면 줄창 그것만 애지중지 한다.
30년 전에 샀던 바바리 코트는 30년 넘게 입은 적 없이아직도 옷장에 있는데
그저께 산 패딩도 운동화도 걸쳐보고 신어보니 몸에도 발에도 불편해 그냥 내다 버려진다.
이미 교환하기도 곤란해지고 귀찮기도 해서... 이거 참 바보같다...
그저께 갔던
어저께도 갔었던
오늘도 별 일 없이 갈 것 같은 그 식당의 그 음식은
혼자라도 편하고 값도 맛도 위생도 친절도 다 좋아서 내일도 모레도 가게 될것이다...
이렇게 사는 건...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전혀 대답할 말이 없어져버렸다...
'부엔 까미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위에서 보내는 그림엽서 (0) | 2019.11.20 |
---|---|
11월26일 토요도보 안산자락길-인앙산 능선길-인왕산 자락길 (0) | 2019.11.18 |
먼데 사람의 안부 (0) | 2019.11.08 |
소풍길 능선숲의 생태 (0) | 2019.11.05 |
한국의 걷기 좋은 숲길 (경기북부 능선숲길) (0) | 2019.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