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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광화문 네거리의 꿈 본문
좋아하는 사람은
이또록 뜨거운 날에도
손도 잡고 팔짱도 끼고
같이 걸어가는 연인도 모녀 사이도 참 보기 좋기만 하다
이런 게 사랑이겠지
짜증 내지 말고
가족인데
사랑하는 사이인데
애틋함으로
측은지심으로 연결되지 않다면
그딴 관계일랑 지금 당장 단절하는 게 낫다
덥다고 춥다고
원할 때만 곁에 있어줄 내 편이 있을까
광화문 광장
이쪽 저쪽
제각기 확성기에 깃발에
짐승들처럼 제 목소리로만 울부 짖고들 있다
마치 들짐승들처럼
민주주의란 어떤 것일까
민주적이라는 법이 없다면 지금 저들은 서로 피 터지게 싸우게 될까
이 여름 뙤약볕 도시 네거리에서도
막노동판에서 일을 하다가도
누군가가 보고 싶어지고 슬퍼지고
늘 곁에 있어도 귀찮음이 없는 그런게 사랑이고 그리움 아니런가
건너편 교보문고쪽에서 건너오는 한무리의 사람들 속
두 손을 맞잡고 건너 오는 모녀
지은이와 니 나이 같네
다 건너서 내 앞을 지날 때까지
유심히 쳐다본다
지은이는 모르겠다만 그 엄마는 니랑 많이도 닮았네
키며 몸매며 쓰고 있는 선그라스까지 니 취향인 듯 싶다
정말로 니랑 지은이라면...한여름 낮 광화문 네거리의 꿈
천막 농성장 앞에 쪼그려 앉아 믹스커피 한 잔 얻어 마시며
다름을 인정하지 는 모습들
내 뜻 내 주장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틀렸다고 편을 갈라 다투고들 있는 모습을 본다..
'
내 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 난 언제나 니 편을 싫다고
미워도 시기도 질타도 않고 살아왔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니 편 다 없애고
남아있는 내 편하고만 살면 이제 더는 싸우지 않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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