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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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먹여살려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육체

까미l노 2018. 7. 27. 22:37



톨스토이인지 헤밍웨이인지 그랬다는데...

나는 내가 경험한 것만 쓸 뿐이다.

그러나 경험한대로는 쓰지 않는다...라고...


꽃으로 살아보고 싶은 적이 있었다.

평생을 잎으로나마 산 것으로라도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던

어떤 작가의 글이 생각난다.


유명한 작가가 그러할진데 하물며 나 같은 사람은 

잎은 커녕 언감생심 줄기로라도 살았다고 할 수 있으랴,

줄기가 좋으냐 잎이 좋으냐

최고의 높은 경지로 만개한 꽃이 되는 게 좋으냐는 차치하고라도...


이렇게 말 하면 나무든 꽃이든 줄기가 서운하겠지만...

줄기가 올라오고 잎이 나고 종내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그게 초본이든 목본이든 마지막 최고점까지(?)도달하려는 인간 본성을 뜻함이었으리라...


피가 뜨거워지는 열정에 휩싸였던 적이 있었던가

물론 그 열정이란 내가 가고자하던 목적지를

운명의 말고삐를 쥐고 가는 곳이다.


행복한 도취의 시간은 천상의 영역이겠지

영혼의 영역이고 정신의 영역이리라

그렇지만 도취에서 깨어 바라보는 지상의 현실은

남루하고 고통스럽다.


먹여살려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육체를 데리고 살아야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