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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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시거든 떫지라도 말았어야 했는데

까미l노 2018. 3. 19. 12:23




 나무에 가지 하나가 나왔다가 떨어져 나왔던 제 몸통에 다시 붙었다.

완벽하게 원래 떨어져 자랐던 가지가 아닌 것처럼...

왜 그랬을까?







다 내 탓이려니 스스로가 하기 나름일테니 내가 살아가는 내 둘레도 나처럼이나 못난 것일까?

나 부터도 못난 인간이 세상 돌아가는 따위에 흥분을 하려는겐지 원...


마종기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햇살이 들끓는 한낮의 고요 속에서 낚시질을 하며 무연히 찌를 바라보다가

문득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토로한 것이었을게다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중년의 흙바닥 위에 엎드려/물고기같이 울었다"


죽음 후의 세상은 아무런 기억도 없을 끝없는 깊은 잠일테지만

죽은 후의 내 모습이(?)전혀 궁금치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히 세상에 더 미련 같은 건 없지 싶은데 사람들은 다들 그런다.


개똥밭에 뒹굴어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고...

개똥 밭이기야 하겠냐만 사는 게 별 볼 일 없어 더 뒹군다는 것에는 그닥 미련 없고

시인의 시 구절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무엇때문에 사는지 애매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


전쟁통도 아니고 나라가 없어진 것도 아니지만 사내로 태어나서 애국한 적도 없고

의롭고 싶은 마음은 하늘을 찌르면서 감히 어디에 나설 용기도 힘도 없고

입에 침 튀기며 토론도 아닌 자기 주장만 내세우며 그냥 요즘 흔한 남탓에 지만 로맨스인 남자들 속에 산다는 거...


난 무슨 페미도 아니고 여성들은 무조건 약자이니 편을 들겠다는 건 아니지만

작금의 'me too' 와 'with you' 현상에 흥분하는(?) 몇몇 남자들의 의견엔 분통이 터진다.

결국 나만 흥분해서 자리를 피하는 짓 밖엔 못했지만...



나는 참 못났다.

시고 떫고 소심하고 의롭지 못한 용기에 쉽게 흥분하고 빠르게 삭히기만 하려는 못난 의기

나만 괜찮게(?)살면 되고 매사에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말 참 맘에 들지 않는다.


무슨 놈의 긍정이 스스로의 잣대와 자기 자신에게로만 국한 되는 것인지

책도 읽고 가족도 있고 종교도 있던데 그런 것들은 왜 무엇에 써먹으려고 가진 것인지

지식이며 종교며 가족이 어디 써 먹기 위해 가지고 지키는 것은 아니겠다만 그래도 그렇잖냐라는 표현...아닐까?


나만 아니면 되고 내 가족만 아니면 내가 하는 짓거리는 괜찮은 수준에 속한다 라며 살아가는 부류들

나 같이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더러 그렇게 살면 틀렸다고 하는데 아무리 뒤집어 보고

역지사지 아니라 순수하게 타인의 입장으로 봐도 도무지 이건 아니다 싶은데 나는 잘못 되었어도 한참 잘못된 사람인가?


내 부정적인 사고방식은 인간의 탈을(?)써고서 해서는 안 될만한 버 같은 것의 잣대가 아니더라도 틀린 것에 대한 것인데

나부터 달라지면 된다고 믿었다가 난 언제나 절이 싫으면 떠나야할 중이 되어버린다.


푸리롱 이라는 말의 뜻은 제주어로 늘 푸른 녹색을 의미한단다.



이꼴 저꼴 안 보려면 내가 세상을 떠나거나 속세를 버리고 깊은 산 속으로 도망(?)가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네,

나는 삶에 서툴고 남의 부탁은 철저하게도 잘 들어주면서 내가 남에게 부탁할 일은 별로 없는데도

곧잘 남에게 그런(?) 부탁을 쉽게 한다는 사람이 되곤 한다.


기껏 김치 좀 얻어 먹으려다 듣는 소리이고 부탁했던 분이나 주려는 사람에게서가 아닌

내가 얻은 김치로 만든 음식을 잘도 쳐먹는 사람들이 내게 했던 말이라는 사실이다...


타인에게는 농담인양 건네는 사람이 자신에게로 향하면 길길이 날뛰는 건 왜 그러는 것일까?

나랏돈이든 세금이든 은행돈이든 그런 건 먼저 보거나 떼어 먹어도 괜찮다고 하고

내 상식(?)으로 별 달갑지 않은 돈 꽤나 되는 사업이라는 게

어두운 곳에서 해야 가능한 또는 통상적인 사회에서 해서는 안 될만한 것들에 눈이 밝은 사람들 


은행 마이너스 통장 빚조차 성실히 갚으며 10 여년 째 사용중이고 현금서비스 같은 건 사용해본 적 없이

신용등급이라는 것에 괜히 신경이 쓰여 한 번도 꼭대기 근처에서 내려가 보지 않은 나더러

그게 무슨 쓸모가 있냐고 파산신청도 하고 신용회복 같은 거 했으면 빚 안 갚아도 되고 사는데 전혀 지장 없댄다.


밝고 좀 괜찮은 사업을 하면 더 좋지 않냐 라고 하면 나더러 그래서 너는 안 되는 거라고 하더라만...

하기사 가만히(?) 앉아서 돈을 쓸어담을(?) 사업이라면 누군들 싫다 그러랴...

돈 버는 재주라야 개똥만큼도 없는 난들 싫기만 할까 싶기도 하다.



누가 그러지 않던가

대문 밖이 곧 저승인데 무슨 감 떨어지는 소리에 그렇게 놀라느냐며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데 지금의 나는 왜 열심히(성실한 척)사는 것일까?

모든 것이 다 부질 없다는 말 참 와 닿는데 말이야,


손으로 만들 나무조각 재료를 열심히 모우고

언제 확 쓸려고 그러는지 나조차도 모르면서 알뜰살뜰 작은 칼 하나도 깨끗이 갈고 닦고 지랄을 한다.


안 그래도 좁은 방 공간이 이것저것들에다 큰 침대를 들였더니 더 비좁아지기만 한다.

그런데 이번엔 출력 좋은 사운드바와 무지 큰 대형티비랑 안마의자를 자꾸 쳐다 본다.

놔둘 공간이 마땅했다면 벌써 가졌을터이다.

죽으면 썩어질 몸뚱아린데 내집 아니래도 큰 재산 없어도 갖고 싶은 게 있으면 덜렁 살 수 있다는 것 기분은 좋다.


이러다 또 배낭 꾸려 훌쩍 여행 떠나면 되는 것에 그나마 삶에 안도를 한다.

재산 있든 없든 나 죽어 남겨줘야할 사람 없으니 갖고 싶은 하고 싶은 짓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게 내 행복이다 시푸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 나는 도저히 자신도 없고 되지도 않으니

지금보다 더 미워나 않으려고 애써는 중이고 못난줄 잘 알고 있으니 좀은 비겁하더라도

그냥 이대로 숨어 꺽꺽대다가 아무도 몰래 조용히 떠나자,


어차피 누구든 울어줄 사람 있는 것도 싫고 기억하는 사람도 없는게 편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