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살아보고 싶은 사람 본문

측은지심

살아보고 싶은 사람

까미l노 2017. 12. 1. 00:58



내 나이가 되면 대개 은퇴를 할 시기인데

살아온 날들 동안 중차대한 시험을 쳐봤거나 거창한 사업도 해본 적 없고

무슨 명예욕이나 부를 이루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기에

뭐 딱히 실패같은 건 해봤다고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만 실패라는 표현은 싫어한다.


흔히들 사랑에 실패를 했다느니 결혼이나 재혼에도 실패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럼 반대로 사랑과 결혼 또는 재혼에 성공을 했다라는 표현은 그럴싸할까?


그럴 경우엔 어디까지 언제까지가 실패이거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요즘엔 사랑이라는 표현 잘 쓰지 않으면 그 표현은 실패일(?)확률이 높을 것 같지 않아?

사랑고백을 하거나 프러포즈를 할 경우에라도 말이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거나 고백을 하거나 프러포즈를 할 때

차라리 상큼하게(?)같이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는 건 어떨까?


옛적이라고 그러지 않았을까만 요즘엔 더 심할텐데

사랑도 조건이 우선시 되거나 최소한의 요건 같은 게 필요한 모양이던데

그놈의 조건이란 거 그냥 조건이 괜찮은 인간이 조건이 모자라는 사람꺼랑 합치면 줄어드는 것도 아닐것을


괜찮은 표현 아닌가?

같이 살아보고 싶은 사람

한 번 같이 살아봤으면 싶어지는 사람


그런 말 내게도 했었던 사람 있었는데 같이 살아보지는 못했어도

나는 실패했다 라는 표현은 싫어서 안 한다.

지금 같이 살고 있지도 않고 각별한 사이도 아니지만 실패를 해서는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이다.


사랑에는

좋아하는 것에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 할지언정)

싫다는 사람을 괴롭히면서 좋아한 것이 아니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었더라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었거늘

왜 실패라는 표현을 사용하랴...


"죽기 전에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된다면"

나는 참 쓸쓸하기 보다 "같이 한 번 살아보고 싶다"라고 말 하련다.


'측은지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수저보다 나무 수저는 어때?  (0) 2017.12.13
감성은 돈과 반비례 하는가  (0) 2017.12.11
갱년기 황혼기 은퇴 후의 핑계  (0) 2017.11.22
내 생애 최대의 사치와 행복  (0) 2017.11.21
더 늦어지면...  (0) 2017.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