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살아보고 싶은 사람 본문
내 나이가 되면 대개 은퇴를 할 시기인데
살아온 날들 동안 중차대한 시험을 쳐봤거나 거창한 사업도 해본 적 없고
무슨 명예욕이나 부를 이루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기에
뭐 딱히 실패같은 건 해봤다고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만 실패라는 표현은 싫어한다.
흔히들 사랑에 실패를 했다느니 결혼이나 재혼에도 실패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럼 반대로 사랑과 결혼 또는 재혼에 성공을 했다라는 표현은 그럴싸할까?
그럴 경우엔 어디까지 언제까지가 실패이거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요즘엔 사랑이라는 표현 잘 쓰지 않으면 그 표현은 실패일(?)확률이 높을 것 같지 않아?
사랑고백을 하거나 프러포즈를 할 경우에라도 말이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거나 고백을 하거나 프러포즈를 할 때
차라리 상큼하게(?)같이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라고 하는 건 어떨까?
옛적이라고 그러지 않았을까만 요즘엔 더 심할텐데
사랑도 조건이 우선시 되거나 최소한의 요건 같은 게 필요한 모양이던데
그놈의 조건이란 거 그냥 조건이 괜찮은 인간이 조건이 모자라는 사람꺼랑 합치면 줄어드는 것도 아닐것을
괜찮은 표현 아닌가?
같이 살아보고 싶은 사람
한 번 같이 살아봤으면 싶어지는 사람
그런 말 내게도 했었던 사람 있었는데 같이 살아보지는 못했어도
나는 실패했다 라는 표현은 싫어서 안 한다.
지금 같이 살고 있지도 않고 각별한 사이도 아니지만 실패를 해서는 아니라고 믿고 싶어서이다.
사랑에는
좋아하는 것에는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 할지언정)
싫다는 사람을 괴롭히면서 좋아한 것이 아니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었더라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었거늘
왜 실패라는 표현을 사용하랴...
"죽기 전에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된다면"
나는 참 쓸쓸하기 보다 "같이 한 번 살아보고 싶다"라고 말 하련다.
'측은지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수저보다 나무 수저는 어때? (0) | 2017.12.13 |
---|---|
감성은 돈과 반비례 하는가 (0) | 2017.12.11 |
갱년기 황혼기 은퇴 후의 핑계 (0) | 2017.11.22 |
내 생애 최대의 사치와 행복 (0) | 2017.11.21 |
더 늦어지면... (0) | 2017.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