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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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land on a lonely island

까미l노 2017. 9. 7. 18:58



드디어 다달았다.

9월 가을의 문턱...

1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달이고 계절


한여름엔 지랄같이 더워 쓸쓸이니 외롬이니 따위를 느끼지도 못한다.

9월에 들어서면서 선선해지고 외롭기도 하고 쓸쓸해지는 게 비단 나만 그러랴...


엠병할 쓸쓸코 고독해지는 이 맛에 가을이 더 살 맛이 도는게다.

밤이면 들어서는 나 혼자만의 이 영역은 표현 그대로 'land on a lonely island' 이다.


내가 lonely old man 이긴 하다만

그렇다고 뭐 내가 스스로 독거노인이라거나   

쓸쓸하게 방치된 죽음을 맞이할 그런 심심한 외로운 노인은 아니다.


곁을 허락한 편 없이 혼자가 더 좋은 건 결코 아니다만

어쩔 수 없이 혼자인 게 즐기는 쓸쓸함일망정 외로움 같은 건 없다는 뜻이다.




혼자 먹어야 하는 밥

혼자인 사람이 곧잘(?) 먹게되는 대한민국 최고의 혼밥인 고추장 쓱쓱 열무비빔밥

매식을 좀처럼 않는 이유가 언제부터인가 식당의 반찬에서 김치다운 김치도 사라졌고

정성도 없고 소금끼 양념이나 께름직한 식재료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식 후에 드는 허탈감이(?) 싫어서이다. 


차라리 단 한가지의 반찬이나 찌개 국 만으로도 최고의(?)식단으로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게 훨씬 나아서이기도 하다.


외로운 사람이 쓸쓸한 사람이 약간의 홀가분해지는 뱃속의 허기를

즐기다가 만들어 먹게되는 열무비빔밥만한 음식을 매식으로 대신할게 뭐 있을까 싶다.

하기사 식도락이나 미식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좀 다르겠지만...


안 쓸쓸타가도 혼자 먹어야하는 밥 때문에 곧잘 쓸쓸해지곤 한다.

같이 밥 먹어줄 년 하나 찾지(?) 못해 혼자 먹는 밥 타령이다만

어릴적 부터 나에게 따뜻한 밥 차려줄려는 정성이라도 가진 년이라면 목숨바쳐 받들어 충성하려고 했었다.


뭐 딱히 요리를 잘하거나 거창한 건 필요도 없는데다가

정 못하면 내가 해도 상관은 없다.

단지 곁에 함꼐 살아가는 지 편에게 따뜻한 밥상 챙겨 줄려는 정성만 바랄 뿐,

내 충성따위 전혀 필요 없어서 지금도 그런 년 하나 없는지 모르겠다만 이 꿈은 죽을 때나 되야 사라질 것 같지...시버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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