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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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눈 뜬 채 아옹이다

까미l노 2017. 7. 23. 23:06




그가 말했다.

뭐든...


나는 믿는다.

전부 다 믿었고 여전히 진정성이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


내가 말했다.

믿었을 것이다. 내가 했던 말을...말들을...

내가 들었던 그들의 말을 믿었던 것처럼 그들도 내가 했던 말들을...


그런데 내가 했던 말들은 과연 진정성이 있었을까?

누가 내게 그때든 지금이든 묻는다면?

아니 사실 아무도 되물을 사람이 없었겠다만...


장기기증 시신기증 오래 전 했으니

나 죽거든 다 끝난 후 화장해서 산나무 아래

아무곳에나 뿌려줬으면 하는 것 말고는 제대로  말한 적이 없었던 건 아닐까?


아무도 몰래 저으기 비겁하고 추하기도 한 걸 아니까

사람들 앞에서는 시침 뚝이 잘 되었던 것 같다.


무슨 이해타산 때문에 거짓을 하거나 타인에게 해를 입힐려고 뭐 그런 적은 좀체 없었지만

어쩃든 내 입에서 내뱉은 말들이 사실은 100% 진심이 아니었던 때가 더러 있었던 것 같다.


잠 자다가 조용히 떠났으면...

언제 죽어도 아무런 회한도 미련도 없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겠다...뭐 등등 이런 말들을 했거든...


언제일지 갑자기일지 모를 일이라며 때로 이저런 준비도 하고 그러기도 했었지만

어느날엔 내가 하고 있는 꼴이 사실은 무척이나 살고잽이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말이지...

열심히 사는 게 참 좋은 것이라고 누군들 말하지 않겠냐만

오늘 뙤약볕이 참 좋다 느껴지면서 괜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