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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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이 없이 잇몸으로 산다

까미l노 2017. 7. 9. 23:36



옛말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 라는 말이 있었다.

금수저도 없고 그 흔한 빽 같은 것도 없었던 사람들이 잇몸으로 한세상 살아냈을테지?


언젠가 어느 여성에게서 도대체 무슨 믿는 구석이 있길래 턱 없이 그러느냐고?

잘 나서도 맘에 들지 않아서도 아니고 그저 빽 없는 흙수저라서

누울 자리 봐 가면서 다리 뻗을려고 몸 사렸던 걸 딴에는 꼴에 눈만 높은 놈이라고 핀잔이었을테지...


사람을 사랑한다.

배려를 한다.

자상하다.

기타 등 등...


사람을 만났으면 넘어질 때도 있을테고 발등이 찍히거나 크든 작든 상처도 남고 그러는거지

줄창 사람만 보고 지 스탈 대로 사랑만 하면 되는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배려는 따르는 것이고 배려가 어디 자상함 없이 되랴?


그래서 나도 그딴 말들은 들으며 사랑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랑 않고 있어서 죄인이라 그러긴 하더라만

그렇게 자알... 참하게 사랑을 했었다면서 왜 혼자냐고?


나도 모르지 뭐,

공동묘지가서 물어봐도 변명 없는 죽음은 없다더라만

그닥 잘못(?)한 건 없었던 것 같은데 내 사랑은 다 조각 나버렸어...


그나마 발등 찍혔다고 떠난 여자도 

배려가 없었다던 여자도 없었고 거짓이나 사기를 당했다거나

그 달콤 짜릿할지도(?)모를 외도 같은 것도 귀찮기도 하고 비겁할 것 같아서 싫었고

어지간히는 자상도 했었다고들(?) 그랬으니 뭐 크게 잘못했다고는 하지 않아도 될 성 싶다.


워낙 흙숟가락 젓가락이었으니 남은 것도 남길 것도 없지만

겨우 그나마 턱 없이 믿는 구석 하나는 있는 것 같다.


사랑은 없어져버렸지만

누가 나를 턱 없이 믿어 주기도 하도   

나도 나 아닌 다른 누구를 턱 없이 믿기도 하고 살아가니 그나마 다행 아니런가.


내가 점 (?)찍은 사람이면 무장해제를 잘 시킨다.

시킨다 라는 표현이 욕심에 차지 않지만

나도 누가 나를 턱 없이 믿어버리는 사람에게는 스스로 무장해제를 해 버린다.


좋아하는 사람인데 무장해제 쯤이야...

그러다 발등 찍힌들 뭐 어떻고 상처를 받는들 좀 아프면 되지 뭐,

그러 저러해서 사랑 않느니 보다 욜씨미 사랑하다 그러는 게 난 더 낫다 주의다...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그야말로 택도 음는 믿음이 아니면 가당찮은 짓일텐데

얼마나 위험하고 어려운 일인가

나는 그걸 받아봤으니 신나도 되는 인생 아닌가? 


물론 나도 내가 편 들어주기로 마음 먹은 사람에게는

택이 있든 없든 무조건 믿는다.

그가 의도를 하건 하지 않든 무신경으로 믿을 것이며

나는 또 내가 편해주리라 정해버린 사람에게는 그 어떤 의도 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까잇꺼 이 없이 잇몸으로 사는 인생이고 어차피 홀딱 벗었는데 뭐가 문제고 어려우랴?

다 벗고 났으니 더 숨길 건 없고 잇몸은 없어질 리 없을테고 흙수저 아래는 뭐 더 없제?

모 아니면 도일테고 검거나 하얄테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라는 그럴싸한 말도 있잖냐...


하고 싶은 것 있으면 하면 되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먹고 보는 것이고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후딱 가보면 되는 것이지 뭐가 어렵고 복잡하랴,

그런들 뭐 달라질 게 있을라고?

시발끈...


오로지 나의 세상사 내 스스로의 결정이었으니 책임도 내 스스로면 되잖어?

나를 갖다 바칠 여자만 없다 뿐이지

내가 버텨 받쳐줄 여력은 있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