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유년시절 빈곤에 대한 복수 본문
무궁화라는 노래를 들으면 왜 슬퍼질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목소리 때문일까?
복잡미묘한 느낌이 들어서다....
책을 다시 손에 쥐지 못하는 이유
최근 읽었던 책의 속으로 꽤나 깊이 빠졌더라면
한동안엔 다른 책을 펼치지를 못한다.
마치 끜끝지 한회도 놓치지 않고 전부 시청했던 드라마의 내용에 심취했을 때
한동안 후유중이(?)남아 다른 드라마가 새로 시작된들
쉬 빠져들지 않게되거나 관심에서 멀어지던 것처럼....
용돈으로 받은 돈 몇푼을 독서용 램프에 넣을 건전지를 사는데 썼다는 책 속 화자의 이야기
책을 읽는데는 돈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지론에 무조건 공감한다.
그런 그는 책은 주로 훔쳐서 읽었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불현듯 잊고 있었던 유년의 빈곤에 대한 복수심이(?) 다시 불타 오른다.
관심 밖의 사람들에게는 정신 나간 행동같은 짓
삼 년치 월세를 갖고 싶은 물건 따위에 과감히 지불해 버리는 게 무슨 복수가 될까만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내 유년시절의 빈곤에 대한 기억에 참을 수 없는 하찮은 복수...
어떤이는 그러더라
개 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다면 괜찮은 짓거리라고...
이중적인 인간...이중인격
글쎄 그건 여태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 잘은 모르겠다만
굳이 나 자신을 과감 없이 조금은 하찮게 표현하자면
이중인격은 아니더라도 다중인격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다.
우아함이라는 것과 완벽하게 상반되는 것이든 짓이든
동시에 할 수 있는 인간이니까 ....
우아와 우매 신사와 짚시 귀족과 평민 대장과 졸병
이따위 것들을 능수능란하게 다 잘 할 수가 있어서이다.
사실은 보통의 사람들과는 달리
귀족이나 대장같은 것 보다는 차라리 평민이든 졸병짓이 외려 속 편하다만...
나라는 인간이 워낙 다중인격체라 어디에다 갖다 놓여져도
그에 걸맞는 인간으로 버텨낼 수 있다는 것일 뿐,
외곬수이면서 두루 관대가 심한 편이기도 하다.
소소한 따위에 목숨이라도 걸듯이 흥분하여 날뛰기도 하다가
싸움에 별 소질도 없거니와 덩치나 힘도 없고 금방 겁이 나서 어쩔줄 몰라하는 비겁함도 가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살아온 날들의 비겁했던 기억들이
그나마 나를 겸손하게 반성하도록 자주 다그친다....
여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느까는 연민?
그들이 외적으로 느끼지 못하면서도 내적으로도 뻗어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자기자신을 계발할 수도 없고 스스로를 향한 먼 여행을 떠나
지금의 자기가 아닌 누구 또는 무엇이 될 수 있었는지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박탈당한 채 살아가기 떄문이다.
--책 속의 괴팍한 약사인 화자가 했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