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클났다 !! 본문
걸핏하면 다친다.
몸 구석구석 성한데가 없다.
느리게 움직이고 싶어하면서 도무지 느리게 행동하지를 못하니 사방에 부딪히고 베이는 상처 투성이다.
천천히 먹고 천천히 씹고 천천히 닦고 천천히 옷 입기를 하려는데
급히 숟가락을 움직이다 보니 흘리기 일쑤고 입술 안쪽은 늘 내 이빨에 물어 뜯기고
커피잔 손에 걸려 엎지르기 치솔로 잇몸과 목구멍 찌르기 바지 입다가 한쪽 가랑이만 넣은 채 게끔발로 옆으로 뛰게 하기 등등....
시간에 좇기면서 사는 걸 무지 싫어하는데 행동에 옮겨야 하는 일에 꽤나 서두르는 편인 것 같다.
일에만 묻혀사는 요즘엔 멍 때리기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런 나를 나를 조금만 아는(?)사람들이라면 아마도 꽤나 의아해 할 것 같다.
요즘 글을 쓰다와 써야지를 연신 헷갈려하는 것처럼 사는 게 꼭 그 모양이다.
그다지 나쁜 사람으로 살지는 못하는 편으로 살아왔다 싶은데
요즘은 무지막지한 욕설로 뭇사람들을 욕 한다.(속으로만 하는 것이지만)
하는 짓들이 내가 해야만 로맨스라도 되는양 나 아닌 다른 사람들 하는 꼬락서니들이 영 못마땅하다....
지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것들이 남탓만 하고들 사는 것 같아서다(나도 누가 보면 꼭 그럴테지)
책임감 있고 부탁 받은 일 허락했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뚝딱 해치워 준다.
약속은 꼭 지킬 일이 사람의 도리인 거 알면서 반드시 행하고 갚지못할 빛 만들지 않고
지금 죽어 나 떠난 후라도 욕 들을 짓 아니하고 사는 상태인 것 같은데 들여다 보면 내 속이라는 게 참으로 과간이라서 말이지....
왜 나는 내 일보다 남의 일을 더 잘하는 것일까?
부탁 같은 거 들어주기 정말 싫어하는데 언제나 나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싫어하고 싶은 남의 일을 하면서 사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뭐 누구에게 부탁을 들으면 어쩌지 못해 하면서 쉽게 수락하는 성격도 아닌데 참 지랄 엠병이다.
이제는 정말로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한 두어개 정도밖에 안 된다.
어떻게 하다보니 기억나는 번호 숫자 이런 게 열손가락으로 셈하려니 많이 남는다.
글을 쓰고 싶고 잘 써볼려니 쓰와 써가 헷갈려져서 한줄도 못 넘어갈 것 같다.
모 작가의 표현처럼 클났다 싶고 한동안 베낭이랑 배낭이 메고와 매고가
헤매이고와 해매이고가 자꾸만 의심병이 들게 만들어서 더 그랬다....
내가 이중인격자인 것은 아무도 몰래(실은 훤히 꿰뚤려 읽힌 건지도 모르겠지만)
잔대가리를 잘 굴린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 십 번 잔대가리를 굴린다.
하찮게 사는 인생이라서인지 잔대가리라도 열심히 굴리지 않으면 삶에 서툰 나는
그렇잖아도 늘 손해보는(?) 인생이라 삶이 더 팍팍해지기 일쑤다.
예전엔 잔대가리 굴리다 읽히면 쪽팔릴까봐서 참았는데
이젠 나도 얼마간은 늙었고 될대로 되라여서 그냥 편하게 잔대가리 굴리며 산다.
전에 없이 다방면으로 마이 게을러지기도 했다.
가끔은 현관문 키를 잠그지 않고 출근했다가 밤에 집에 돌아와서 확인하고는 뭐 괜찮았을테지도 되어지고
화장실 등이랑 환풍기는 왼종일 지 혼자 켜져서 돌아가고 있기도 하거니와
이제는 가스밸브 잠궜는지 다시 문 열고 들어가 확인하지 않는다.
로또복권 연금복권 가끔 사는데 사 두고선 한참을 잊고 지내기도 하고(어차피 꼴찌 등수에도 당첨 안 됐을거다 싶어서)
한 번은 두장을 샀었는데 꼴찌 등수에 한 장이 당첨 됐길래 바꿀려고 내밀었더니
이거 추첨이 다음 주입니다...라네...
다른 한 장은 벌써 쓰레기통에 버렸는데...(혹시 그게 일등 당첨되면 우짜지?)
음식 만들어 먹기가 점점 귀찮아진다.
냉장고을 비우는 일에 자꾸 신경이 쓰여져 김치 외에는 조금 오래 보관되는 반찬은 싫어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즐겨먹는 게 오직 김치랑 농심 뚝배기 콩나물 사발면인데 밀가루가 아닌 쌀국수라서 좀 낫다.
밥은 계속 3~$인분을 해서 냉동실로 간다.
오직 누룽지만 탐한다.
둥그런 원판 누룽지 삼층 사층 쌓았다가 나만큼이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냅다 줘버리곤 한다...
수건이대략 30여 장 속옷과 양말도 대략 그 정도일 것 같은데
사용하는 것들로만 계속 세탁헤서 사용하는 건 왜지?
입던 옷 신던 신발만 계속 그러는 것처럼 아직 입어보지 않은 옷이랑 신발이 꽤 많은데 말이다....
어떻게 콧구녕만한 원룸에 살면서 장롱 위 여행가방이랑 배낭이며(베낭이라고 쓰야되나?)
등산용구들에 먼지가 수북하고 수개월 째 한 번 열어보지 않은 서랍이 있단 말인가?
이러다 뭐든 필요한 게 상각나도 금방 찾기는 틀렸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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