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소로우의 월든 호숫가를 꿈 꾸며 본문

링반데룽

소로우의 월든 호숫가를 꿈 꾸며

까미l노 2016. 6. 22. 22:41




그가 쓴 월든의 내용 가운데

인디언의 바구니 이야기가 나온다.


인디언 행상이 바구니를 만들어 유명한 변호사에게 팔러왔었는데

변호사가 바구니를 사지 않겠다고 하자

"뭐요? 우리를 굶겨 죽일 생각이오?" 라고 했다는데


변호사가 변론만 했다 하면 무슨 마술처럼 재물과 지위가 따르는 것을 보고

이 인디언도 사업을 생각해서 바구니를 짰었는데

바구니를 만드는 것은 자기 임무고 바구니를 사는 것은 백인들의 임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인디언은 남이 살만한 가치가 있거나

최소한 사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런 생각이 들도록 만들든가

또는 살 가치가 있거나 사고 싶어질 어떤 다른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살아오면서 나는 딴에는 올이 섬세한 바구니를 엮기는 했으나

그것이 남이 살만한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던 게 아닐까?


하지만 내 경우에 그 바구니는 엮을 가치가 있었다고 줄기차게 믿었으며

그것이 남이 살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대신에

어떻게 하면 팔지 않아도 될것인가를 연구한 것은 아닐까?


내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바구니를 반드시 팔아야만 되는데

팔지 않거나 팔지 않을 방법을 찾는답시고 끙끙거리는 삶


내가 올이 섬세한 한개의 바구니를 만들려고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은

남에게 팔려고 보여주기 전에

내 스스로가 먼저  만족해야만 완성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이 이렇게 만들었으면 나도 사고 싶어질 그런 바구니여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고서는 숨겨두고 팔지 않을 궁리만 하고 산다...


정히 급하면 그때 팔면 되지 라고 똥배짱 부리면서 죽는 날까지 그리 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