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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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외로운 행복

까미l노 2016. 5. 6. 00:29

                                                                                                         

우울코 허전코 쓸쓸코 맴 싱생숭할 적이면 곧잘 서점 구석에 쳐박혀 책들 읽었다.

새 종이냄새가 좋아서이고 좋아하는 작가의 산문집이랑 또는 무슨 무슨 여행에 관한 제목을 보면

마음이 마구 설레이고 황홀해져서이다...




한동안 잊고 살다시피 했었다.

돈이 아까워서(?)책을 사는 것도 읽는 것도...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는 게 꽤나 복잡해서 

지인에게 부탁하다 더러는 거절(?)당하고 어떤 친구에게서는  받기도 했지만

암만 생각해도 번거롭기는 그도 나도 마찬가지일 터,


미루고 미루다 시내(?)까지 나가서 서점을 찾았다.

서울 있을 때야 걸핏하면 종로에 나가 교보문고 한쪽 구석에 퍼질러 앉아

이책 저책 한참 읽다가 몇권 사들고 오면 되었는데

시골(?)에서야 영 불편하기 그지 없다.


지금 사는 곳은 서점도 없고 맘에 차는(?)병원조차 없는 곳이다...


학죠 댕길 때 낙제를 도맡아 하다시피 한 놈이 다 늙어 무슨 책 타령이겠냐만

둘이 살 땐 서점을 지나치면 반드시 책을 한 두권 샀었는데

뭐 딱히 서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책 모으는 취미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책장에 책이 많이 꽂히면 기분은 좋았다...


둘이다 책 읽는 건 좋아했던지라 비록 그 책 다 읽지도 못했었고

헤어질 떄 우선적으로 책부터 다 가져가겠다고 해서 그때 구했던 책들 한권도 남아있지 않긴 하지만...


간만에 나갔던 서점이라 맘에 두었던 책과 마음에 드는(?)책을 네권이나 한꺼번에 구해버렸다.

구해버렸다 라는 표현이 다소 우습긴 하지만 요즘은 책을 한 번에 다 읽어버리지 않는데

다 읽어버리고 나면 아깝기도 하고 허전할테고 또 구입하러 가기도 불편한 곳이라

내 하루 일이라는 게 잠 자는 시간 대여섯 시간 빼고 나면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 하는 시간이라

편하게 책 읽기가 쉽지도 않고 틈틈히 읽다보니 한 번에 다 읽을 수가 없어서다.


무엇에든지 든든해야 안심이 되는 성격인지라

늘 예비가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창 밖에는 비 오고 나는 잠 들 생각도 없이 쓸쓸해진 이 밤이 책 몇 권 때문에 그래도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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