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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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정말 미안하다 - 육신을 학대하다

까미l노 2016. 5. 18. 21:07



언제나처럼 그러듯이 스스로에게 또 몹씁 짓을 저질렀었다.

예사로 여겨 종종 육신을 학대하곤 했었는데 거죽에 나는 크고 작은 상처들쯤이야 했지...


별 춥지 않은 날씨라 밤에 일을 하면서 비를 맞은 게 화근이었나보다...

이토록 오랫동안 된통으로 감기로 고생해본 적이 예전엔 없었고 보니,


상처 같은 곳에 약을 별로 바르지 않는 성격이라 상처나 흉터따위로 팔 다리 성한 데가 없기는 하지만

그런데로 피로나 피곤따위 모르고 살아가는 체질이고 스스로가 미워서(?) 종종 학대를 일쌈곤 했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된통 맛 좀 보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난 아프면 동굴처럼 아두운 곳으로 숨어들어 컨디션이 살아날 때 까지 웅크려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긴 잠을 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아픈지 몇날이 지났는지 오늘이 무슨 요일이고 몇월 몇일인지를 잊기도 한다.


언제 아프기 시작했었는지 가물가물해질만큼 오래 고생했다.

하도 오랫만에 앓아보는 감기라 이 삼일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근 일주일이 넘어간다.


삼일 째 다소 괜찮은 듯 해서 조금 무리했더니 맛 좀 보란 듯이 더 심한 몸살에 걸려버렸다.

일을 하는동안 이렇게 오래 쉬어본 적은 처음이구나.


미안하고 정말 미안하다.

내 몸뚱아리한테...


평소에도 별 영양가(?)있는 음식 먹어주지도 않으면서 학대는 무슨...

아파봐야 이게 내 몸뚱아린지 남의 것인지 알게 되다니...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58년 개띠라서 난 소용 없었나 싶다...


그러다 종내는 폐렴에 걸렸고 폐렴이 나을 무렵엔

백혈구 수치가 절반으로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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