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네개에서 세개로 나는 변해가는데... 본문

링반데룽

네개에서 세개로 나는 변해가는데...

까미l노 2016. 7. 22. 23:04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현상이다.

죽을 때 까지 변하지 않을줄 알았는데 나도 변해가는 모양이다.

                                                                                                           

여름이면 아무리 더워도 위 아래 옷을 반드시 두개씩은 입었고(위에도 속옷을 입어야 편했다)

잠 잘 때도 위 아래 속옷을 입고서 얇은 이불이라도 반드시 배를 덮고 잠을 청했었다.


술은 가문 대대로(?)몸에도 입에도 맞질 않아서 포기했었다만 

우유는 가끔 마셔봤는데 맛은 그런대로였지만 속에서 곧 전쟁이 일어나기 떄문에 마시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왕창 아프고 나더니 밤에 잘 때 머리에 땀이 나고 올빼미형 전형적인 인간이었는데

새벽 일찍 잠에서 깨이기도 하면서 아침 저녁 우유 한 잔씩을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고

잘 때 이불로 배를 덮지 않아도 어라? 왜지? 아무렇지도 않다니...


요즘은 출근하면서 위에는 티셔츠 하나만 입고 집을 나서는데 처음엔 많이 어색했었는데 곧 익숙해졌다.

더불어 신기하게도 방 청소를 거의 하지 않는다.


방바닥에 보이는 뭔가가 보이거나 티비 같은 주위에 먼지가 뽀얗게 쌓이기 전에는 에라 모르겠다가 되었도다...

으하하...맛이 가는 것인지 죽을 때가 되어 변해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고 암튼 스스로를 괴롭히던 마음은 좀 편해졌다.


벌써 다 버렸었지만

다시 슈트를 입어야 되는 날이 온다면 아마도 나는 또 와이셔츠 속에 런닝셔츠를 입어야 할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