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있고 없는 사람 본문
간절해서라기 보다는 애써 그리 살자고 했다.
나이만 있고 나이 없는 사람은 되지 않으려고...
나이 든다는 것은 얼마만큼의 넓이를 소유했느냐 보다는
넓이를 어떻게 채우는 일이냐의 문제라고
나이로 인해 약자가 되거나 나이로 인해 쓸쓸함으로 몰리기는 싫다고 어느 누가 그랬는데...
- 우리는 시작에 머물러 있을 뿐
충분히 먹은 것도 마신 것도 사랑한 것도
아직 충분히 살아본 것도 아닌 상태였다 -
[그리스인 조르바]
읽었던 책의 내용을 겨우 어느만큼의 세월만 흘렀을 뿐인데도
단 몇줄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의 퇴락은 어쩔 수 없겠으나 세상에 대한 갈증과 사람에 대한 사랑과
보는 것에 대한 허기와 느끼는 것에 대한 가난으로
늘 자신을 볶아칠 것만 같다던 어떤 글쓰는 사람은 그런 오만을 허락해줬으면 하고 바랬다.
나는벌써 내 생을 다 소진해버린 것이 아닐까?
한사람 때문에 힘이 다 빠져나가 버린 적도 있었고
그때 이건 사랑이라고 나 혼자만 안달복달 하기도 했었다.
과연 한 사람이 한사람에게
당신 인생을 망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 사람이 한사람 때문에 생을 다 소진할만큼 힘이 다 빠져나가 버렸는데...
그 작가가 그랬다.
진짜로 많은 것을 몰랐던 오래 전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되면서
심장까지 맑아지고 순해졌다고...
조금 안다고 무슨 대수겠는가
많이 알은 체를 했던 날들은 고개 숙이지 못하게 한다.
고개를 숙이지 못하면 남들보다 먼지를 더 들이 마시게 되고
그 먼지는 씻겨나가지 못하고 몸 안에서 굳어지고 딱딱해져서 생각과 함께 돌이 된다.
말이 빠르고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오래 전에 지인에게서 들었었다.
오늘도 그랬었다.
조금은 바보같기로 한다.
눈을 감고 잠시만이라도 모르기로 한다.
천천히 나즉하게 더 느려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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