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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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몰래하는

까미l노 2016. 6. 15. 21:23


블 꺼진 집 아무도 몰래 들어서고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아침이면 또 집을 나선다.


"밥은 왜 하는데?"

잘 먹지도 않을거면서 자꾸 밥을 한다

행여라도 누구 먹으러 올 사람 애시당초에도 없었건만...


내게 아무도 눈치조차 채지 못하게 몰래 기다리는 사람 있을까?

어딘가에서 혹시라도 그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몰래...

내가 기다리는 사람은 내가 그를 기다리는줄 모른다.

내가 누군가 기다리는 사람을 가졌는지

나 조차도 잘 모르는데 그도 아마...모를테지...


혹시? 그가 기다리지 말아주기를 바랄 것 같아서 몰래 기다리는 건 아닐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 있다면 그도 나를 위해 몰래 기다리는 것일까?


다 털어놓아도 되는 사람

살면서 모든 것 다 털어놓아도 괜찮은 사람 한 사람쯤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사람 한사람쯤 정해놓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믿을 수 없지만 그사람은 만나지게 된다고 하던데...


글 쓰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더라만...

듣건 듣지 못하건 무슨 말인지 알아듣건 알아듣지 못하건

그딴 건 중요치 않으니 무엇이든 다 털어놓아도 되는 사람 한사람쯤...



살아온 분량이 넘칠 때가 되었으면 그걸 탈탈 털어버려야 하니까...


밥 냄새가 좋아서 자꾸만 밥을 한다.

밥 익는 냄새가 좋아서 뜸 드는 자작자작 소리가 좋아서...

밥을 푸고 누룽지를 들어내고 또 다시 솥을 씻는다.


잘 먹지도 않을거면서 왜 또 밥을 하니?


사온 책들 다 읽어버렸더니 깊은 밤이 오면 그만 무료해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재미 없고 딱딱한 아주 뚜꺼운 책들을 살걸 그랬다..

잠이 고픈 사람이 아니라서 더 그래진다.


새벽부터 잠이 깨어 오늘 아침엔 그냥 그 새벽에 출근을 해버렸다.

나무를 손이 아리도록 만지고 있을 수 있는 게 행복해서일게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는 자유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안녕...한다...

죽지마라 아직은... 나 이렇게 살아간다...

소풍 끝내고 떠나는 거 그게 어떤건지 전혀 모르잖아?

죽는 게 뭐가 좋아서...


밤이면 늘 쉬 잠 들지 않건만 아침은 지나치게 빨리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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