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몰래하는 본문
블 꺼진 집 아무도 몰래 들어서고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아침이면 또 집을 나선다.
"밥은 왜 하는데?"
잘 먹지도 않을거면서 자꾸 밥을 한다
행여라도 누구 먹으러 올 사람 애시당초에도 없었건만...
내게 아무도 눈치조차 채지 못하게 몰래 기다리는 사람 있을까?
어딘가에서 혹시라도 그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
몰래...
내가 기다리는 사람은 내가 그를 기다리는줄 모른다.
내가 누군가 기다리는 사람을 가졌는지
나 조차도 잘 모르는데 그도 아마...모를테지...
혹시? 그가 기다리지 말아주기를 바랄 것 같아서 몰래 기다리는 건 아닐까?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 있다면 그도 나를 위해 몰래 기다리는 것일까?
다 털어놓아도 되는 사람
살면서 모든 것 다 털어놓아도 괜찮은 사람 한 사람쯤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사람 한사람쯤 정해놓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믿을 수 없지만 그사람은 만나지게 된다고 하던데...
글 쓰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더라만...
듣건 듣지 못하건 무슨 말인지 알아듣건 알아듣지 못하건
그딴 건 중요치 않으니 무엇이든 다 털어놓아도 되는 사람 한사람쯤...
살아온 분량이 넘칠 때가 되었으면 그걸 탈탈 털어버려야 하니까...
밥 냄새가 좋아서 자꾸만 밥을 한다.
밥 익는 냄새가 좋아서 뜸 드는 자작자작 소리가 좋아서...
밥을 푸고 누룽지를 들어내고 또 다시 솥을 씻는다.
잘 먹지도 않을거면서 왜 또 밥을 하니?
사온 책들 다 읽어버렸더니 깊은 밤이 오면 그만 무료해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재미 없고 딱딱한 아주 뚜꺼운 책들을 살걸 그랬다..
잠이 고픈 사람이 아니라서 더 그래진다.
새벽부터 잠이 깨어 오늘 아침엔 그냥 그 새벽에 출근을 해버렸다.
나무를 손이 아리도록 만지고 있을 수 있는 게 행복해서일게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는 자유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안녕...한다...
죽지마라 아직은... 나 이렇게 살아간다...
소풍 끝내고 떠나는 거 그게 어떤건지 전혀 모르잖아?
죽는 게 뭐가 좋아서...
밤이면 늘 쉬 잠 들지 않건만 아침은 지나치게 빨리 찾아든다...
'측은지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불빛이 외롭니? 평화롭니? (0) | 2016.06.20 |
---|---|
있고 없는 사람 (0) | 2016.06.19 |
내 마음의 꼬끄륵(꽃 그릇) (0) | 2016.06.10 |
헤어지다 (0) | 2016.06.07 |
고장낸 몸뚱아리 (0) | 2016.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