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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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고장낸 몸뚱아리

까미l노 2016. 6. 3. 21:17



삶에 유능한(?)친구더러 삶이 서툴단 소릴 들었었는데

더불어 영원한 아마츄어로 어색함까지 겸비했으니...



흔히 링겔이라고들(링거)하더라만

지금의 상태로는 몸의 기력회복과 영양을 위해서 맞아야 하나보다.



컨디션이 바닥까지 내려가 몸 속의 진액이 죄다 빠져 나가는 동안

입으로 들어간 것이라곤 한뭉텅이의 약들 뿐,



평소 병원도 약도 싫어하지만(?) 일단 병원에 갔으면 무조건 의사 시키는대로 한다.



근 보름동안 몇 번의 밥알을 넘겼던가 빵 몇조각에 물...

신물이 오르기 시작하고 속이 쓰리다.

드디어는 약을 토할 지경에 다다른 것 같아 약을 봉지 째 버려버렸다.



밤마다 웅크려 뒤척이다 비몽사몽 몸도 정신도 점점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어간다...

잠 든 그날이 생의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친구의 소원 아닌 소원이 생각난다.

정말로 이럴거라면 그 친구의 소원처럼 잠시라도 편안하고 깊은 잠 속으로 끌고 들어가 나도 그만 대려가줬으면 싶은...



전화벨이 계속 울리고...

전원을 끄면 더 걱정해서(?)그리는 못하고 그냥 두다가 무신 놈의 그런 정신은 맑디 맑은지...

이 전화는 필시 누구의 전화 저 전화는 아마도 누구의 전화인지 짐작도 잘했더라만...



벨 소리를 듣고도 기어서 전화기까지 갈 힘도 여보세요를 할 최소한의 기력도 남아있지를 않았던 걸 지인들은 알까...



대수롭잖은 감기처방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여전하길래 조금 큰 병원을 찾았더니 폐렴이란다.

그래서 시키는대로 더럽게 비싼 돈 지불하고 검사받고 치료 받았더니

다 나았다 그러는데 내 몸은 여전히 그 상태...



기다시피(?)운전을 하여 제주대학 병원을 찾았다.

혈액검사 결과 다른 곳들은 모두 정상인데 백혈구 수치가 절반을 떨어졌단다...



길고도 긴 20여일 제대로 먹지 않은 채 오로지 약만 들이 부었으니 내부 장기가 못견뎌 아우성일 밖에...

스스로의 잘못이었고 영원한 아마츄어라고 자책하면서도 돌팔이들에게도 화가 난다...

장사꾼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평소 좋아하던 식당의 음식을 시켜서 먹었는데

입맛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채 반도 먹을 수가 없었다.



샤워를 하고 마른 수건 석장을 사용했는데도 식은 땀이 계속 흐른다.

밤이 조금씩 깊어가는데 또 다시 미열에 두통이 생길까봐 피곤해도 꾹 참고 버티는 중이다.



오늘은 아직 열도 안 생기고 두통도 없어서 저으기 안심이 된다...

이젠 내 잘못을 시인했으니 용서를 하고 그만 물러가 줄건가 하는 섣부른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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