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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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저물녘 해거름

까미l노 2016. 4. 29. 00:42



노랫말에도 있다.

"놀던 아이들 아무 걱정 없이 집으로 하나 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숨바꼭질 하던 동무들 아무도 나를 찾아내지 못한 채

해질 무렵이면 한 놈 두 놈 하나 둘씩 지네들 집으로 다들 돌아가 버리고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동구밖 오래된  고목나무 아래 나만 우두커니 서 있곤 했었다.


그땐 집에 가봤자 아무도 없어 해질 무렵이 그렇게도 싫었었는데

어른이 되고서부턴 해질 무렵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나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의 해거름이 참 좋다.

오롯이 내 탓이고 내 인생이 그러거니 하고 살기는 한다.


겨우 겨우 살아낸 삶이지만 별로 돌아보거나 그 어느 시간으로도 돌아가고 싶은 맘은 없고 되돌아보니 아주 잠깐의 행복했던(?)시간 외

해질 무렵이거나 밤이 이슥해진 후 집엘 가도 나를 기다리는 건 늘상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선 현관에 캄캄한 어두움만 기다릴 뿐이었다.

                                                                                  


어릴적 부터 좋아하던 해질 무렵의 시간

그땐 굴뚝이 있어서 집집마다 밥짓는 연기 피어 오르고 담부락 너머로 들리던 달그락거리는 그릇들과 수저 소리

평생의 소원이 그런 그림들이었는데 역시 소원은 소원으로 꿈은 꿈으로만 남겨지는 것인가 싶다...


지금은 4년 전부터 밤시간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퇴근 후 해질 무렵 다시 출근을 해야하니 참 싫다.


 

4년 전부터 계속 밤이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무슨 일이든 즐겁고 신나게 하자는 주의라 피곤이라는 건 아직도 모르고 살지만

일을 마치고 자정이 가까울 무렵 집에 와서도 쉬 잠을 청하지 않는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 맞는데

잠은 언제나 부족한데도 집에만 오면 말똥말똥해지는 눈과 정신

담날 아침 출근을 위해서 그만 자야 되는 거 아닐까로 늘상 새벽에 잠을 청하곤 한다. 


수많은(?)꿈들을 꾸는 옅은 잠 속

꿈 속에서조차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는 걸 안다...


그러니 잠은 자고 있겠거니로...

모자라는 잠일지언정 그래도 하루 몇시간은 보충하고 있다는 안도감...


왜 피곤하지는 않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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