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살아있는 날의 소소한 행복 본문

링반데룽

살아있는 날의 소소한 행복

까미l노 2016. 2. 2. 00:57



유혹 그리고 설레임

어느날엔가 나 또 저 길 위에서 저 여자처럼 무거운 베낭을 짊어지고 걷고 있을테지...


끝내 다 못 할것을 아무리 해도 해도 평생 다 못하고 갈 것을

지금 아니면 영원히 못 찾아(?)먹는답시고 먹고 마시고 자고 행하고...

하기사 죽으면 못할테고 무슨 소용에나 있겠나 싶기도 하다만...


평생 해야할 책임과 의무

그게 사람에게는 일이라는 것이 될테고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차이라는 건 얼마나 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만 있다면 사는 건 그만으로도 고달프지만은 않을 터,


필요한 만큼만(?) 만들기는 해도 돈이라는 걸 아등바등 벌어야만 하는 것이 아닌 일

하고 싶은만큼 일을 하다가 떠나고 싶을 떄 떠난다는 건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자신과의 약속


잠자리에 들었다 맹렬히 생각키워진 떠나고 싶은 열망


그녀가 두말 없이 보내준 책

내가 구할 수 있었는데도 그냥 육지 산다는 죄로(?)선선히 내 부탁을 들어준 선물


몇밤 지났지만 아직도 책장을 들추지 않은 채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진다.

청소년 때 고향 여자 친구에게서 평생 도움 되지 않을...이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그 친구에게 부탁을 해봤었는데 혹시나 하면서도 아마도...라는 짐작은 딱 들어 맞으면서 퉁박(?)만 들었다.

정말 나는 일생에 도움이 되지 못했었고 여전히 못될 사람이길래 그런가 싶기도 하다.


잘 버텨 살아가기를 생각만이라도 해주는 사람있어서

나는 누군가에게 무슨 부탁인들 내가 감당할만하다면 다 들어줄만한 사람인가

누가 있어 내 부탁이 어떤 것이었든 다 들어줄려고 애 쓰는 사람 있을까... 


사랑 같은 요란한 것 아니라도 그냥 생각하면 눈물부터 나는 것도 아니라도 나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으로 살았으면 시푸다.




4,285 km 눈이 번쩍 뜨인다.

이게 맹렬하게 가고 싶어지는 내 눈에 발견된 길이다.


사람의 발로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아주 길면 길수록 내 가슴 속 흥분도는 엄청난 배가 되어 쉽게 가라앉질 않는다.

산티아고를 걸었을 때의 일처럼...




이제 너를 놓으려 한다


이제 너를 놓으려 한다
태풍이 오려는지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던 간밤엔
기도하는 이처럼 골방에 앉아 내내 생각했다

이전에도 없었던 감정의 사치 그 외에 무엇이 더 있다고
늘 가슴이 젖어 햇살이 쨍한 날에도 코끝이 찡하고
고운 하늘빛 수면 위로 여울지는 물 그림자 위를
냉랭하게 쓸고 가는 가을바람처럼
앓는 소리로 울던 쓸쓸한 날들

이제 너로부터 돌아서려 한다

너는 절벽이다
너는 애초부터 바다 한가운데 아름답게 떠있는 절벽의 섬
네 안에서 종종 절벽을 만날 때마다
네 속에 있는 또 다른 길들을 찾았지만
끝내 이르는 곳은 어쩔 수 없는 절벽이었다

난 아찔한 정신을 가다듬으며 투신하지 않으련다

네가 만약 동산 한가운데 있는
생명나무 열매 한 입만 베어 물게 했더라면
아니 아니, 목마름에 견딜 수 없어 하던 내게
네 가슴 한쪽을 열어
시원하고 단물 한 모금만 마시게 했던들
나는 너에게로 가 기꺼이 투신했으리라

태풍 주의보라도 쏟아 놓으려는지
여전히 불안한 바람이 속이 뒤집힌 채 미친 듯이 내 달리는 아침
너에게로 열려 덜컹거리던 마음의 문
성급히 빗장을 걸고 단단히 못질을 하여 폐쇄하였다

이제는 네게로 드나들던 길 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해지고 여린 잡목들 뿌리를 내려
길이었던 흔적마저도 가늠해 볼 수 없는 날들 올 것이다
아직은 문틈 사이로 드나드는 바람까지야 어쩌겠느냐마는
행여 본체하지 마라
나는 이렇게, 너에게 안녕을 고하는 일로 오늘 아침 분주했다.
 
- 송해월-



음악, Oblivion(망각) / Pablo Ziegler






유일한 쇼핑의 즐거움...

마트에 가서 여러날 먹을 먹거리 일습을 사왔다.


음식에 대한 미식 따윈 없는 사람이지만 먹거리란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내 쇼핑의 즐거움이란 얼마간은 든든할 겨우 저런 것들 때문일테지?

'링반데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까칠남 꼿꼿 카미노  (0) 2016.02.09
Miigwech.. 한짝 남은 등산화   (0) 2016.02.05
쎄빠지게 일한 나 무작정 떠난들   (0) 2016.01.28
무심한 무연한 삶  (0) 2016.01.26
나쁜...아니면 좋은...괜찮은  (0) 201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