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콤포스텔라 대성당 천장의 눈 본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천장의 눈
지는 해가 사멸하던 대서양 절벽 끝 피니스테레
세상의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 1,000km의 순례길을 걸었던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야곱의 관에 입맞춤을 하고 이마를 부딪힐 때도 미쳐 저 천장의 눈을 보지 못하고 그냥 왔다.
고맙고 감사는 했으면서도 종교도 없는 사람이라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도 미사도...
사는 게 헛헛할 때 마다 ...하고 싶어도...
스스로가 용서 안 되는데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 가당키나 하랴,
두어 번 용기를 내어 나 혼자 걸어 성당엘 들어서본 적 있었다.
무슨 교회들처럼 어서 꼭 오라고 밀고 당기는 사람 없어 편하기는 했는데
성격이 그러하니 쭈볏거리다 도망치듯 나와 버리기만 했다.
성당엘 가리라 작심했던 7년 전 천 여년 전에 만들어진 산티아고 수도원에서 숙식을 제공 받고 너무도 감사하여
성당 본관 수리 때문에 임시 미사 장소였던 허름한 헛간엘 따라갔었다.
세계 각 나라에서 온 여러 사람들 틈에 촛불 하나씩 받쳐들고 무릎 꿇어 기도하는데
내 차례가 되었지만 내가 무었을 알아 기도를 암송할 것이며
그저 착한 사람이겠다고 마지막에 나를 따라 모두 아~멘 했던 기억만 난다. ..
돌아가면 반드시 성당엘 가리라 했던 게 내가 나이를 먹는 시간만큼 빠르게 흘러 7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사실은 고해를 할 용기가 없어 못 간 게 맞지만...
고해로 말 할 용기도 없거니와 고해를 한들 뭐가 달라지랴 싶은 의심이(?)더 많아서였다는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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