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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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꽃들의 아우성

까미l노 2015. 12. 15. 23:07

 

 

 

 

 

 

꽃집에 진열된 신선하고 아름다운 꽃들을 보라,

가장 찬란한 때에 목이 잘려 죽음을 맞고 있는 모습을...

 

팔려나가기를 기다리는 목 잘린 시체,절반은 죽어있는 시체들을...

그들이 담긴 물통에는 영양분이라곤 하나 없는 맹물이 그득하나니

 

가장 찬란한 그 순간을 기다리며 묘판에서 목이 잘린 꽃들은

꽃집에서는 그 맹물을 맹목적으로 빨아들이고 형광등 빛으로 광합성을 시도하며 나비를 기다린다.

 

꽃들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화학적 작용은 덧없고 참담하기 그지없다.

가장 찬란한 순간이 도래했을 때 저들은 맹물에서 포장지로 옮겨져 새로운 무덤으로 가니

그 찬란한 비명을 우리들은 꽃이라 부르고 사랑의 징표라 부르며 연인에게 선물한다.

 

음습한 비명과 소리없는 비명을 내뿜으며 난도질을 당한 채

겹겹이 쌓여 피 흘리고 있는 생식기들을...

 

꽃들의 마음으로 보면 꽃은 뿌리박은 그 땅에서 봉오리를 맺고

나비와 벌 덕에 수술과 암술이 교합을 하고 그리고 떄가 이르러 사멸하는 것이 이치다.

그렇지 못하니 비참하게 요절하는 것이다.

 

꽃들에게 마음이 있다면 극악무도하기로는 시체들을 아름답다고 돈을 주고 사는 사람들이나

그 아름다움을 기다리다가 목을 잘라버리는 사람들이나

그 신선한 시체들을 떼어와 업소 가득히 진열해놓은 사람들이 삼라만상의 으뜸이다.

 

이치와 어울려살던 존재를

이치에 어긋나게 만든 망나니들 아닌가...

 

박종인의 책 -세상의 길 위에서 내가 만난 노자 중에서-

 

 

여자들은 왜 꽃 선물을 좋아할까?

예뻐서 또는 아름다워서 라고 하겠지?

 

하긴 요즘 결혼한 여자들은 돈으로 주지 쓸데없이 돈 아깝게 꽃따위나 산다고 타박한다더라만...

그러고 보니 나도 한 때 마누라에게 꽃다발 꽤나 선물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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