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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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그가(그녀가) 말했다

까미l노 2015. 11. 11. 16:46

           

                                                                                          

                                                          한라산 둘레길 초입의 요즘 풍경

                                          낙엽을 쓸지 않고 그대로 두니 산책길이 정겹게 느껴진다.

 

그가(그녀가) 은연중 지나간 말투로 십일조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종교조차 없는 나로서는 시주도 헌금도 상관 없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일 뿐, 

 

일생 단 한 번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수도원 도미토리를 이용하면서 헌금을 해본 경헙은 있었다만

여유가 없어서(?)헌금해야할 그 돈이 아까워 못하고 더군다나 십일조라니...

 

엄두도 나지 않고 무려 10%라는 건 이해불가 정도라고 느껴진다...

 

 

 

그가 말했던 십일조는 요즘의 내 한달치 월급과 거의 맞 먹는 상당의 액수이니 놀랄 밖에...

혹시 그런(나 같은 부류의) 사람은 없을까?

 

월급 가운데 십일조가 아닌 몰래 이십이나 삼십일조만 헌금하는 사람 말이다... 

곧이 곧대로 수입의 십일조를 다 헌금할려면 아깝지 않을까?

 

나 같은 사람으로서는 왜 그리 많은 금액을 헌금하는지 또 뭐가 좋은지 헌금을 하면서 행복한건지

혹은 헌금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많이 또는 잘(?)벌게 된다고 믿는 것인지...

쉬 이해는 되지 않는데 뭐 나 같은 아류가 그런 마음을 제대로 이해 하기나 하겠냐만...

 

 

 

한라산 둘레길의 요즘 풍경이다.

쓸지 않아 수북한 낙엽이 바람에 이 저리 굴러다니는 소리가 참 좋은데

더불어 낙엽을 긁어모아 모닥불이라도 피울 수 있었으면 더 좋겠다 시푸다.

 

좋은 사람과 도란도란거리며 고구마라도 구워 먹으면서 말이지...

 

까마귀 녀석들 밥 때를 기똥차게 알고서 주변에 몰려들어 먹을 거 달라고 까악깍 대기 시작한다.

 

 

                                                                         작살나무 열매가 곱게도 열렸다.

                                                            마치도 에쁜 소녀의 마음처럼 맑은 보라색이다.

 

나는 인복도 빽도 그 흔한 연줄 같은 것 하나 없다.

파출소 말단 계급의 경찰도 의사도 간호원도 흔한 부탁이라도 할만한 공무원도 아는 사람이 없다.

 

죽어 천당갈 일도 없거니와 꿈조차 꾼 적도 없지만

그래도 분명 천당 갈 사람은 안다.

 

그...

그들은 천당갈 것 같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친구로 있다는 게 기분 째지고 참 고마운 일이다.

꽤 친하다고 믿기도 하는데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르겠다만...

 

헌금도 잘 하고 봉사활동도 오래도록 지속하는 좋은 사람들을 친구로 둘 수 있다는 건

나중에 지옥 가게 생겼을 경우가 생겨도 쬐끔은 참작이 되지 않을까...

 

그들 곁에 있으면 나도 더불어 행복해지고 때 묻은 마음이 조금은 씻겨 나간다.

 

 

 

까마귀 노는 곳애 백로더러 가지 말라는 말은 있지만

요즘엔 백로가 까마귀보다 사람들에게 끼치는(?)피해가 더 크던데...

 

아침마다 도시락을 까마귀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 지 한참 됐더니 이젠 녀석들이 지들 밥 주는 시간을 기억하곤

그 시각이 되면 어김 없이 주변으로 몰려와 서성대기 시작한다.

 

그래도 겁은 무척 많은 녀석들이라 절대 그릇이나 박스에 담아주면 먹지 않고 바닥에 뿌려줘야만 먹고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기 시작하면 죄다 나무 위로 도망을 간다.

까치에게도 이기지를 못하는 순하디 순한 녀석들이다.

 

 

 

                            이맘 때 서울 북한산 주변이나 우이렬길을 넘어가는 길가엔 여자들이 산초열매를 따느라고 부산할텐데...

                                          아직 한라산 자락엔 초피열매가 까맣게 익어가도 그대로 달려있는 곳이 많다.

 

                                                                            기름을 짜면 꽤 비싸다고 들었다.

그들은 사이가 참 보기 좋다.

장난도 심하지만 서로 위하는 마음들도 각별해 보여 보기 좋고 언제나 둘이 다 즐거운 모습이다.

 

나도 그들에게 베풀 게 있으면 참 좋겠다 시푸다.

하긴 베푼다는 게 어디 물질만으로 하는 건 아니겠지만 ...

 

오늘도 그들과 만났었으니 나도 조금은 더 행복해졌고 덜 나쁜 사람으로 변했을게다... 암~

 

 

먹는 열매는 아니지만 굴거리 나무에도 까매진 열매가 잔뜩 달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찾아오면 숲에서 굴거리나무 잎들이 공생하는 모습을 이야기 해주면

식물들이 사람들과는 달리 서로를 해 하지 않으면서 사이좋게 살아간다는 사실에 아주 신기해 한다.

 

제주도에서는 육지 사람들과는 달리 '마' 라는 식물에대한 관심이 그닥 높질 않아 지천에 깔려있는데

잎에 둥그런 결각이 있으면 단풍마 라고 부른다.

 

까매진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마' 열매가 시들어 떠날 즈음이 되면 빈 열매 껍질들이 예쁘게도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볼 수 있는 계절이다.

약초를 캐는 사람들은 마 뿌리를 캐서 약으로도 사용한다.

 

적들에게(?)별 해를 끼치지도 못하는데 두릅이 가시를 잔뜩 품은 채 빛이 바래가기 시작한다.

 

못난 사람들이 가끔 둘레길 숲에 와서 두릅나무를 통째로 베어가다가 단속에 걸리기도모르지만 하는데

무엇에 쓸려는지 모르지만 봄에 새순만 나물로 먹는 게 아니라 약이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단풍은 많이 보여지는(?)빨간색보다 노랑색으로 물든 것이 더 고와 보인다.

그래선지 단풍나무의 단풍 보다는 붉나무의 붉디 붉어진 단풍이 더 곱더라...

 

대너무 통을 잘라 소나무와 황칠나무를 심어뒀더니 흙에 묻혀 따라온 버섯도 머리를 쏙 내밀었고

귀여운 달팽이 새끼도 올라 붙었다.

 

채 한 돌이 지나지 않아 새끼 손가락 마디보다 가녀린 녀석이 천적들에게 잡혀 벅히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을지...

 

나만큼이나 괴팍스러운 주인이 사는 집 같다...

 

이 나무가 뭔 나무냐고 묻는다...

친구는 모른다고 대답한다.

 

다시 이 나무가 뭔나무냐면서 일부러 화를 내는 척 하면 친구는 당황해 하면서 울상을 짓는다는 그 나무

바로 먼나무 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인데 서귀포에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기도 하다.

 

이 나무가 둥치가 꽤 굵어지기 전 어릴 때 가지를 두 갈래로 벌려 자라는 일이 좀체 없는데

어쩐 일인지 이 녀석은  땅 속에서부터 두 갈래로 벌어졌다가 좀 더 덩치가 굵어진 후 다시 만나 하나의 가지로 자라고 있다.

 

행여 주인이 미리 그렇게 만들어 키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만

연리목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암튼 별난 녀석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스페인에 가니까 관공서 마당에 잔뜩 자라고 있는 양버즘나무를(플라타너스) 모든 가지가 서로 붙어서 자라게 만들어놨던데

하늘을 보면 나무들이 모두 하나의 가지로 붙어서 살아가는 모습이 신기했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만드는 관공서가 있었으면...

 

 

단풍나무 보다 고운 붉나무의 단풍 든 모습

줄기를 벗겨 씹어 보면 짭짤한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옛날에는 소금이 귀해 대신 사용했었다고 한다.

 

그와 그녀를 위해 언제나 기도 한다.

나마스떼!

부엔 까미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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