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흔들리지도 않아 빈둥거리는 휴일 본문
월요일이면 도시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
지방의 소도시에 살다가 서울로 가서 강남의 한 복판 테헤란로에 있었던 사무실에서 직장 생활을 수 년동안 해봤었는데
지금의 나를 보는 그들의 눈에 내가 이상하게 비춰질 사람이겠지만 나로서는 그들의 삶을 도무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었다.
회사 사무실 앞 거리에서 김밥 한줄을 사서 총 걸음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아침의 지하철이나 자녁무렵의 지하철 풍경은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사람들 외에는 모두들 지친 표정의 꾸벅꾸벅 조는 모습들이다.
대다수 젊은이들은 계약직이면서 삼삼오오 몰려 화사 뒷골목 분식집에서 떡볶이 어묵 김밥등을 먹은 뒤 나누기 게산을 하고
스타땡땡이니 땡땡리너스 같은 커피를 사 먹는데 조금 전 지불한 점심식사 값보다 더 비싼 커피다...
왜 그러냐니까 사는 맛이라면서 이마저도 못하면 서울생활 버티기 힘들다던데...
그들 중 어떤이는 달포만에도 아파트 값이 수 천만 원을 오르 내리는 곳에 산다고 한다.
썩어가는 고목에다 각각 올해 태어난 소나무와 단풍나무를 심었다.
사람 사는 건 다 제각각의 자유 의지이고 남이 간섭하거나 가타부타할 이유가 없는 것일테지,
그러니 그런 그들은 내가 이상한 인간으로 보일테고 나는 그런 그들을 신가하게 구경하는 사람이리라,
그들이 딱한지 내가 처량한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고...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를 떠나 섬으로 온 나
서울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에 매달려 살지만 그때 보다는 훨씬 더 많이 여유롭고 평화롭다.
잠 자는 시간 외 왼종일 밤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꼬박 일을 하지만 바쁘지도 않거니와 힘들지도 시간에 쪼는 삶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떤 성과를 이루기 위해 아등바등거릴 필요조차도 없다...
하루를 내 만족을 위해 일에 매달리는 삶이다.
다만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방식을 고집하는지라 손이 좀 아플 뿐이다.
나무를 만지느라 손을 혹사 시키고 걷는 것이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 발과 다리에게 미안하다...
괴목을 구해 썩거나 옹이 가 있었던 홈에 작은 나무들을 심고 드릴로 그멍을 뚫은 곳에도 들꽃들을 심는다.
나무는 썩어가면서 제 몸에 기대어 살려는 다른 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소멸해 갈 것이다.
다시 태어나기는 지금 죽기 보다 더 싫지만 처음 세상에 왔을 때 처럼 내 의지가 아니게 다시 와야 한다면
움직이는 어떤 것으로든 태어나지 말고 부디 큰 고목이 되게 튼튼한 나무로 태어났으면 싶다...
죽은 나무를 잘라 봤더니 양쪽으로 옹이 구멍이 나 있기에 구멍마다 막 새싹으로 올라 오는 생강나무를 심어봤다.
껍질를 벗겼더니 반쪽은 완전히 썩어 색깔마저 바래어져 퇴색돠는 중이었고 나머지 반쪽엔 아직도 뽀얀 속살이 보인다.
나무들은 제 몸뚱아리가 썩어가는 죽은 몸인데도 한 가운데 부분은 아주 단단해서 제 스스로 구멍이 나 있지 않으면
다른 식물을 옮겨 심어도 물이 빠져 나가지 않아서 살 수가 없게 된다.
파릇한 새싹으로 놀라온 생강나무 어린애를 옮겨 심었다.
사람들이 출근하는 아침 나는 퇴근을 하면서 그들과 같이 다시 아침 출근을 한다.
사람들이 퇴근을 하는 시간 나는 출근을 하면서 그들과 같이 퇴근도 한다.
그렇게 나는 친구도 없고 술도 좋아하지 않고 도박이나 유흥엔 아예 관심조차 없어 심심할까봐 밤낮으로 일을 한다.
대다수의 여자들이 싫어하지 싶은 담배를 아직 나는 끊을 생각 없이 피고 있다.
담배 냄새 싫다는 여자도 없는데 싶은 홧김에 피는 것이기도 하고
그마저도 없으면 니 무슨 낙으로 살려고 그러느냐는 여자 친구의 핀잔 떄문은 아니지만 어찌됐건 아직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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