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사랑 그리고 용서 본문
사랑은 믿음이 맞지만 믿고 싶어지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다.
사랑을 하던(?)사람들은 상대가 믿음을 저버릴 때 배신이라는 표현을 한다.
배신한 사람에게는 용서도 미움도 증오도 하지말고 그냥 고맙다고 해라...
끝이란 죽음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닐 테라서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마지막을 보지 않게 해준 것만은 고마운거다...
차라리 다행이라면서 말이지...
그게 보잘것 없을 수 밖에 없을 범인들의 배신한 사람에 대한 버림을 위한 용서의 방법이고
괜찮다 다 괜찮아질거야 라는 자기 최면이고 가진(?) 자의 자비는 없을지라도 겨우 겨우 억지로라도 가능해지는 용서의 여유이다.
더 이상 자기 기만을 하는 따위의 바보같은 짓은 그만하는 게 낫다...
사랑이 아니지 않는가?
무슨 사랑이 그럴 수도 있을까?
믿어보고 기다리는 건 다른 것에는 다 된다손 사랑에는 아니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품에 안고 이미 그는 더 이상 그대에게 아무런 매력을 못 느끼는데 혼자 사랑이나 믿음 타령을 하고 있는 것일 뿐,
기다린다고?
돌아오기야 하겠지...
돌아올 수 없거나 영영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또 다른 사람과의 사랑놀음에 지쳤거나
스스로의 믿음에 버림 받은 그대처럼 버림 당한 후에야 돌아오는 것일 뿐 사랑에 대한 그대에 대한 믿음의 답은 아니다.
더러운 짓을 한 사람을 용서를 한다면서 기다린다는 것 그건 초라한 자기애이고 기만일 뿐이다...
사랑을 하려면 사랑을 사랑하라, 부디...
한라산 둘레길 입구 주차장 근처 밤나무가 가지가 몇군데 죽은 것이 있다.
벼락을 맞은 것인지 누가 고의로 훼손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지들이 몇군데 더러 죽었있는데
오색 딱따구리 부부의 집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작년에도 찾아오곤 하더니 올해도 어김없이 제 집을 찾아왔다.
조심성 많은 녀석들이긴 해도 그나마 사람들을 심하게 두려워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삼둥이나 사둥이라도 낳을려고 그러는지 집의 둘레를 조금씩 더 넓히는 것 처럼 구멍을 쪼아댄다.
인간인 나의 입장에서만 보면 딱따구리의 부가 겁이나서 어지간한 새들은 접급조차 않을 것 같은데
까마귀나 뻐꾸기등 다른 새들에게 쫓겨서 도망을 가거나 집을 송두리째 뻇기도 한다.
뻐꾸기 녀석들은 딱따구리 둥지에다몰래 알을 놓고선 얼마간 멀찌갑치 떨어져 살다가 그냥 떠나버리곤 한다.
딱따구리가 산란을 하는 모습을 여러날 걸쳐 관찰을 해보면 집을 뺏겼다가 도로 뺏기도 하고 치열한 집 지키기 싸움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오색 딱따구리 부부가 사이좋게 집 단장을 하는 중이다.
딱따구리들은 보통 죽은 나뭇가지가 길게 뻗은 바로 아래부분에다 구멍을 뚫어 집을 짓는다.
비바람을 피하면서 천적들로부터 쉽게 드러나지 않고 사방을 살피기에 두루 좋기 위함일 것이다.
흔히들 익조라고 사람에게 널리 이로은 새를 말하는데 인간의 이기적인 관점일 수도 있겠지만
숲의 나무를 보호할려면 해충을 적당히 없애기도 해야 하기에 나무를 쪼아 벌레를 잡아 먹는 딷따구리는 무조건 좋은 새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연신 나무구멍을 만들면서 예민하게 주의를 살핀다.
카메라 셔텨 소리만 들려도 몸을 나무 뒤편으로 숨기거나 나무 쪼으기를 멈추고 한참동안 주위를 살피기도 한다.
나무 아래에다 차를 세우고 창문을 조금 연 채 박스를 잘라 유리창을 가리고 카메라 렌즈만큼만 구멍을 뚫었다.
망원렌즈를 설치하고서 팔이 저릴만큼 기다렸더니 다행 녀석들이 나타난다.
최대한 움직임을 멈추고 셔터 소리를 작게 연속촬영으로 겨우 찍은 녀석들인데 생긴 모습도 참 잘 생겼다.
기다리면 곧 딱따구리 부부의 예쁜 새끼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지 싶다.
행여 딱따구리 부부의 새끼사랑에 놀람이 되지 않도록 멀찌감치서 관찰해야겠지만...
구멍 집속으로 몸이 통째로 들어가서 나무를 쪼는 걸로 봐서는
그냥 일상처럼 먹이 활동을 하는 건 아니고 분명 산란을 위한 집단장을 하고 있다는 것 알 수가 있다.
일초에 십 수회 나무를 쪼으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런데 우습게도 딱따구리의 울음소리는 귀여울만큼 소리가 작다.
한 두번 짧게 째잭째잭할 정도이다.
나무에 나타날 때면 꼭 짧게 한 두번 울고나서 구멍집의 뒤편에서 나무를 수차례 쪼으는 소리를 내다가
사방에 위험이 없다 싶으면 그제서야 잠시 후 구멍에 나타나곤 하는 습성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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