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링반데룽 마지막 30분 본문

측은지심

링반데룽 마지막 30분

까미l노 2015. 4. 13. 09:51

 

 

링반데룽(Ring Wanderung)

독일 산악인들이 사용한 산악용어인데

둥근 원이라고 할 수도 있고 한글식 표현으로는 환상도보,환상방황이라고 한다.

인생에서든 산 속에서든 아니면 하늘길 바닷길 어디에서든 나아갈 방향을 못 찾아 길을 잃을 수는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길을 잃었을 때 길거나 넓어도 반경 1,5km 내에서 빙빙 원을 그리듯 헤매에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데

살면서 나도 산 속에서가 아닌 도심에서 경험을 했었고 비록 오르거나 앞을 향해 걸어가는 길이 아니라도

인생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방황을 하게 되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존재 아니던가,

 

링반데룽은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는 즉 조난 상태가 되는 것을 뜻한다.

사람이라면 인생에서든 산속에서든 링반데룽을 하게 되었을 때 마지막 30분을 버텨내야 하리라...

 

 

잠...

죽음보다 깊고 달콤한 잠을 자본 게 언제쯤이었던가...

 

잠은 저렇게 자야 하는 거 아닐까?

편하기 위해서 익숙해져서 혼자 자는 사람도 있다만 그건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일 뿐,

 

둘인데 애인인데 가족인데 부부로 사는데 따로 잘 바에야 뭐하러 그런 사이로 맺여져 사노?

그럴 수 밖에 없어서라거나 이해타산에 매여 어쩔 수 없이 산다는 변명은 그야말로 변명일 뿐이지...

 

 

손을 잡다...

손을 잡지 않으면 걷지를 못하거나 중심을 잡을 수 없어서일까만...

 

서로의 체온을 느끼고 따스한 정으로 감싸 쥐고 나들이 다니기 싫으면

같이 손 잡고 세상구경 할 수 없으면 함꼐면 뭐하고 둘이면 뭐하냐고...

엮이어진 그 끈을 차라리 놓아버리고 각자 사는 게 낫지 뭐,

 

 

 

 

 

무우로 태어났으니 김장 김치 속에까지야 못 들어갈지언정 그래도 한번 깍두기로라도 썰어져 보거나 무웃국에라도 들어가봐야 하지 않겠나?

이대로 내팽겨쳐서 밭 구석에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썩어갈 수는 없다...

 

어차피 팔지도 못할 거라면서 쥔 아저씨가 한창 더 자라날 나를 무자비하게 뽑아 밭구석에다 휙 던져버렸다네,.

탓을 하자면야 내 부모 잘못도 내 잘못도 아닌 쥔아자씨 지가 종자를 잘못 골라 심은 죄 밖에 더 있을라고...

 

맛으로 먹는 거 아닌가?

속된 표현이지만 여자를 어디 미인이든고 추녀든 얼굴로 맛으로(?) 따지랴?

 

몸매가 예쁜 여자가 아름답다기로서니 무우까지 몸매로 값어치를 매겨야할까?

배추는 살 디룩디룩 찐 놈을 좋아하던데...

 

생긴 건 이래도 맛은 여느 무우랑 전혀 다를 바 없는데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진열도 안 되어 이렇게 무우를 무시할 수가 있냐고요오오오~

 

덤으로 튀어나온 것 까지 끼워주겠다는데...

 

 

 

괴상한 인간들은 나처럼 이렇게 생긴 것들을 특이하고 귀하다면서 값어치를 더 엄청나게 매기기도 하더만 무우는 왜 안 해주지?

내 몸 어느 한구석 버릴데가 어디 있냐고?

 

서울 가봐...

내 머리카락 말린 것 한웅큼만해도 기천 원씩 받고 팔던데...

 

나 아직 이토록 싱싱해서 속 꽉 차고 여물고 그러면 되지 뭘 다른 걸 바라누?

내 프러포즈를 좀 받아 주오~

 

 

길을 걷다가 스쳐 지나가듯 살피던 찰나의 순간에도 숲 속의 가장자리에 핀 네잎을 한 토끼풀도 보이고

오백 일백 십원짜리 동전들을 발견하곤 한다.

 

이건 바닷가에서 발견한 동전인데 제조년월이 10년 전쯤 된 것인데 10년 이라는 세월은 인간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그냥 간단히 훌쩍 건너뛴 시간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10년을 바닷물 속에 있었기야 할까만

바닷물이 들고 나는 간,만조 동안 물 속에 잠기고 드러나기를 반복하다가 내 눈에 발견되어 다시 세상구경을 하게 된 녀석들

 

'측은지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픈 픈 픈... 사람  (0) 2015.04.18
일곱빚깔 무지개색 우체통  (0) 2015.04.15
세상천지 단 하나뿐인 연필과 피리  (0) 2015.03.29
분기탱천한 고추들의 행진  (0) 2015.03.25
여전히 내적 갈등을 하는건가?  (0) 201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