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마음 둘 곳 본문
다시 시작 해야겠다
한동안 손이 너무 아파 나무공예를 쉬었더니 마음이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날뛴다...
집착할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지 않을려고 걷는 일과 사진 외 아무런 취미를 갖지 않았더니
잡생각이 많아진 것은 소위 말하는 번뇌인게다 싶어...
오늘 같은 날엔 저수지가에 낚싯대 드리우고 붕어가 오든 안 오든
기다리지 않은 채 그냥 왼종일 빨간 찌나 바라봤으면 싶어진다.
마음 내려놓은 채 보여 주고
마음 열어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무리에 끼워주지 않는
편 먹어주지 않는 사람들 틈에 끼어 부대끼며 살기는 싫다.
스스로의 주제도 위인됨도 잘 알기에 나 잘났소 나 괜찮소 섣불리 그러고 살아오진 않았는데
순하게 조용히 살려는 사람은 예부터 가만 내버려두질 않는가 보다...
일전 슬쩍 건들려 보던 사람 하나
무어 얼마나 나를 알아본답시고 한 곳에 뿌리 내리기 싫어하는 것 같다라는 말을 툭 던졌더랬다.
기도 안 차고 코도 안 막혔다만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로 일관했지만 얼마나 슬펐던가...
뿌리 내린다는 말
그로부터 여태 살아오면서 소원하던 것
내 탓은 맞고 내 할 탓도 맞다만 그렇지만 어쩌랴,
내 주제가 이뿐인 것을...
어디다 내 놓고 세일을 할 수도 한점 장점조차 있을까 싶은데 무슨 광고라도 할 수 있으랴...
팔려고 내 놔 봤던 영혼조차 팔리지 않아 도로 거두었었거늘...
이제는 그만 이 섬을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지누나,
언제나 그랬다...
내 몸 하나 편히 누일 곳에 다리 한쪽 뻗어도 아무도 탓하지 않을 자리 보고 뻗을려고 애썼는데
역시 언제나처럼 나는 내 자신을 속이듯 달래기만 하며 살았던 것이다.
괜찮다 괜찮다 그랬는데 괜찮아질거야 라고...
나 아닌 다른 아파하는 마음인 사람에게도 그런 식으로 위로 했었는데 순 엉터리였다 싶다.
우선 나부터도 아무것도 괜찮은 게 아닌 것 투성이라
어줍잖게 위로의 말 한마디 툭 던져놓고
나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 할래 떼 썼던 모양새다...
사랑
할 줄 안다고 하면서 제대로 사용할 줄은 모르는 사람들에 나도 속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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