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에잇!!! '이 주길놈의 사랑' 나무의 사랑과 전쟁 본문

모산청우

에잇!!! '이 주길놈의 사랑' 나무의 사랑과 전쟁

까미l노 2015. 3. 15. 16:20

    

                                                                               네그루의 나무가 연리목 연리지처럼 살아가는 이유는

 

이건 사랑이 아니야!!!!

이건 연리지도 아니야~

그렇다고 너희를 연리목이라고도 할 수 있겠냐고오오오오!!!!

 

둘이 하려는 사랑을 방해하는 놈이라고는 않고 싶은 게

혹시라도 그렇게 뭉치고 어울려야만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해서 말이지...

 

네 나무가 같은 ㅜ종도 아닌데 그렇게 똘똘 뭉치고 얽혀서 살아간다니

너희들의 사랑은 그야말로 독하고도 지독해서 

에잇!!! 이 주길놈의 사랑~ 이구나...

 

 

                                                                                              편백나무가 살아가는 방법

 

 

그렇게도 할 수가 있는 것이구나..

그렇게도 살아내고 살아가지는구나...

 

그 바위 속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너는 어떻게 알아낼 수 있었던거니?

흙 위로도 뿌리를 뻗어나가 최대한 넓게 움켜쥘 무엇들을 찾아 치열하게 살아가는 너희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을 향해 가소롭다고 하는 것 같다...

 

                                                                                                    으름덩굴의 단면

 

깊은 입맞춤

피를 철철 흘리면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슬퍼하는 나무

 

제주의 바람이 시샘하여 그토록 오랜 시간을 한몸 되어 사랑하면서 살고 싶어했는데

끝끝내 방해를 하여 연리지가 되지 못하게 막은 모습이다.

 

 

                                         

                                                                         굵어진 멀꿀 덩굴의 단면도 오렌지처럼 생겼다.

                   

 

 

 

헐겁다...

역시 착한 괜찮은 나무답게 자신을 일으켜 설 수 있도록 해줬던 나무를 괴롭히지 않으려고 많이 애 쓴 흔적이 보인다.

다래는 열매도 맛있고 수액도 꿀물같은데 피부도 붉은 빛을 살짝 머금고 있어서 친근함이 더하다.

 

태어나면 다른 나무를 기둥 삼아 올라탄 후 조금씩 덩치를 키우게 되면

곧 칭칭 감았던 제 몸을 느슨하게 만들어서 지탱하게 해준 고마움을 잊지 않고

그 나무와 함께 살기 위해 아무런 버거움조차 주지 않고 같이 살아간다.

 

아무리 오래 살아 덩치를 키워도 단지 군데 군데 기둥 삼아 기대어 다른 곳으로 가는 발판으로만 삼을 뿐,

 

 

소리 없는 아우성같은 전쟁이 숲에서는 영원히 계속 되고 있다.

 

소리도 움직임조차도 사람으로서는 느낄 수 없지만

죽느냐 사느냐로 오늘도 한치 양보 없이 처절하게 생존을 위한 몸부림들을 치는 중이다. 

 

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 다른 나무가 죽게될지언정 그 나무를 먹어치우지는 않는다.

약사강생이라고 하면 될라나...

 

버티고 버텨 살아내는 나무는 제 몸집을 더욱 더 키워

또 다른 나무가 공격해와도 버텨낼 수 있게 성장을 지속한다.

 

이기지 못한 나무는 제 몸을 벌레들에게 내어주고 새들은 그 나무 속에 숨은 벌레들을 잡아 먹고

벌레마저 다 잡아 먹었을성 싶은 나무들은 또 다시 버섯들에게 허물어져 가는 제 몸을 마지막까지 내어준다...

 

간혹 가다 비겁하고 나쁜 공산당 같은 나무들도 더러 있다.

제 몸을 일으켜 세우게 하고선 고맙다 고맙다 골백 번도 더 해도 모자랄 나무를 평생 괴롭히는 나쁜 덩굴 나무도 있다.

 

가장 극악무도한 일본놈들 같은 송악이 그놈인데 번식력도 강해서 타고 오를 수만 있는 것이면

전신주든 돌담이든 나무든 가리지 않고 타고 올라 간다.

 

그냥 올라가기만 하는 것도 아닌 것이 사철 푸른 상록에다가 잎 또한 얼마나 무성하게 퍼지는지

재 몸을 살게해준 나무는 아예 빛 한조각조차 쪼이지 못하게 막아서는 결국 둘 다 같이 죽는다.

 

제 몸을 일으켜서게 했던 나무보다 더 덩치를 키우려고 미련한 짓을 해대니 그럴 수밖에...

 

제주도의 나무들은 사랑에 국경이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있다.

 

조금이라도 사랑을 할라치면 그만 바람이란 놈이 시샘을 해서

두 나무사이를 연신 비벼대니 사랑스런 연인들끼리 입맞춤인들 제대로 할 수 있으랴...

 

도대체 연리지가 되지 못하게 죽기 살기로 남의 사랑을 방해 하려는 심뽀는 무엇이란 말고...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는 사랑을 할 수가 없단다...

 

이토록이나 못살게 굴다니...

니 죽고 내 살자 라는 놈이라면 영악하고 이기적이기나 하지 둘이 같이 죽자 라고 댐벼드니 이건 뭐...

 

왜 이러는걸까?

지탱해서 살아올라가게 됐으면 들이 같이 잘 살아가면 될텐데

지 촉수를 마치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벌려 휘감아 올라간다.

 

다행 나무가 덩치가 커서 얼마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저 녀석들도 덩달아 덩치들을 일제히 키우니 얼마나 더 견디어낼 수 있을런지...

 

한놈 상대하기도 벅찬데 무슨 인해전술마냥 떼거지로 덤벼드니 어찌 감당을 하랴...

 

문제는 나무의 꼭대기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으니...

꼭대기에는 덩굴의 잎들이 무수히 뒤덮혀 제놈만 햇빛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고

 나무는 더 이상 키를 높일 수 없게 되어 햇빛을 못 받으니 서서히 죽어간다.

 

나무는 물만으로는 살 수가 없어 광합성을 못해 죽게 되는 것이다.

 

나쁜 놈의 꼴을 봐라...

아래에서부터 무수히 갈라져서 올라가면서 퍼지고 덩치들을 키워가는 중이다.

모진 목숨이다...

 

파먹히고 먹히다 결국 삶을 마감하기 시작한 나무

이내 버섯들이 도착하게 되겠지...

 

나무아멘이다...

 

만물의 영장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다...라고 나무가 내게 그러더라...

결코 인간들은 나무가 살아가는 생존 전략을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라면서...

 

기특하게도 이녀석은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고 제 몸을 이저리 비틀어대면서 용케 살아가고 있다.

숲에서는 외모따위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아무렇게나 생겼으면 어때? 라면서...

 

 

이놈이 감고 올라오는 것만도 박찬데 그 위에 또 다른 흉칙한 놈들이 쳐들어왔다.

가히 소리 없는 아우성이고 피 말리는 전쟁터 같다.

 

어떻게 살아낼 것인고?

 

동물의 생태처럼 인간은 간섭을 하지 말아야할 것인가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론데 머리 띠용하다...

 

                                                                          다행으로 덩굴을 피해 밝은 곳에다 터를 잡은 이녀석

                                                                                                     아뿔싸...

 

                                                                                     뿌리를 내릴려는데 움켜쥘 흙이 잡히질 않는다.

                                                                               할 수 없이 닥치는대로 움켜쥔 것이 바위를 감싸 안았다.

 

                                바위를 잔뜩 움켜쥐고 넘어지지 않을려고 용트림을 하다가 그나마 흙냄새를 맡고 바위 아래를 찾아 작은 뿌리들로 파고들었다.

 

                                 비가 많이 내려 바위가 흙더미에 쓸려내리면 나무도 같이 뿌리가 뽑혀 넘어지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곶자왈 지대의 모습이다.

                              개 같은 일본놈들이 설치던 시대에 정리가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식물구분 용어들이 있는데 이 경우를 상판근 이라 한다.

 

 

 

결국은 사랑을 포기한 채 곁에서 바라만 보며 살아가야할 운명에 놓인 연인들...

바람은 글자 그대로 지랄 같다.

 

'모산청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버꼬치피따...  (0) 2015.03.21
왜 그랬니? 어떻게 살아갈려고  (0) 2015.03.17
심슨아저씨의 봄소풍   (0) 2015.03.14
솔아지 세상에 온 날   (0) 2015.03.14
모산청우 고맙다 그런데 미안타  (0) 201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