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잊으려 애 쓰는 기억의 편린 본문
밤에 뜬 달이 아침이 밝아도 사멸하지 않은 체 더러는 새벽을 넘어 낮달로도 보인다.
서둘러 올라오려는 해가 질투하는 것인지 아직도 파르란 하늘 귀퉁이에서 떨고 있는 아침 쪽달이 붉은 해를 시기 해서 미련을 가지고 버티는 것인지,
그러더라,
인간은 망각하는 동물이라고...과연 그럴까?
이것 또한 다 지나가리라면서 흘러가는 시간으로 저절로 망각이 될 것이며 하려한들 가능해질까?
내 보기엔 망각이란 건 나 아니면 되었던 타인들에게 일어났던 사건 사고 같은 것에나 가능한 게 아닐까 시푼데
내게 직접 일어난 사건 사고 같은 일이 아니라면 모를까 잠시 잠깐씩이 아닌 잊으려 애 쓴다고 송두리째 잊혀질 일이 어디 있겠으며
망각의 동물이 아니라 지독한 이기적인 동물이라서 결코 잊지 않겠다고 내뱉은 허언들만 난무할 뿐이다.
잠시 잠깐 부지 불식간에 떠오르는 기억들이 잊혀지는 것이라 믿고 싶었고 묻었다고 했지만
그게 결국 스스로의 가슴에 묻은 것이라 또 더러는 쓸데없이(?)잊으려고 무진 애를 썼기에 들추어져서
내게 일어난 내가 스스로 겪어야했던 일들은 그렇게 기억의 편린들 추억들이(?) 되어 오히려 망각이 되지 않는 것이다.
아침 해가 참 따시다...
범섬 근처로 솟아 오르는 아침해가 저녁 노을만큼이나 붉은데 아침 노을은 한낮의 흐림을 부른단다.
지중해 연안의 남미 코스타리카에 산다는 희귀거북이 알에는 노른자만 들었는데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아직 채 붉어지지 않은 해가 노랗게 쏙 올라 온다.
그 거북이들은 일제히 해변 모래로 올라와 한 번에 6천만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 2% 정도만 겨우 부화하여 새끼 거북이로 태어나 바다로 간다고 한다.
물론 새끼 거북이가 바다로 향하다가 새들에게 부지기수로 잡아 먹히기도 한단다.
범섬 위로 솟던 아침 해가 요즘엔 조금씩 이동을 하더니 이젠 확연히 왼편으로 떨어진 바다 위로 솟구치고 있다.
7코스 바다로 향해 있는 길에서 바라보는 야자수 나무 두그루 사이로 오르는 태양
사진을 보고 틀림 없이 저녁노을일 것이다 라고 말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바득바득 우기지 말고 미성숙한 인간들과 되지도 않을 그런 토론 따위에 미련두지 말고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아내자,
터졌으니 주둥이라고 내가 맞고 니가 틀린 것이라는 잡소리 그만하고 존중까지 안 된다면 그냥 다름이라도 인정하고 살자...
굳이 잊으려고 애 쓸 필요 뭐가 있겠는가?
아무리 좋은 기억이든 나쁜 흔적이든 죽을 때 가지고 가거나 품에 안고 가기야 하겠는가
아니면 죽기 전 다행으로 어차피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는 것을...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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