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Bucket list 의 마지막 순서 애인 본문
으름덩굴의 단면을 잘라보면 오렌지의 단면과 똑 같은 무늬를 하고 있다.
가끔 뭇사람들의 이구동성이나 동구이성(?)에 오르내리는 말
사람은 사랑이나 빵만으로는 결코 살 수 없다 아니다 사랑하고 빵까지 있는데 왜 못 살아로 토론인지 다툼인지 모를 침 튀기는 설전들을 한다.
빵만으로든 뭐, 밥만으로였든,...
어차피 사랑이란 게 현대 시대에는 유일하게 용인되는(?) 병이 아닌 정신병이라니까...
사랑은 스스로의 책임이지 상대를 위한 결혼은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말하면 결혼이 왜 상대를 위한 거냐 라고 따지겠지만 위의 말과는 역설적으로
사랑은 스스로가 물러나고 거둘 수가 있지만 결혼은 혼자 마음대로 결정해 버릴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사랑만을 사랑하면 되는 일일텐데 왜 결혼을 해야하는 것이지?
이 말은 결혼해서 살면서 사랑은 없어진 경우이겠지만...
작금에는 이런 생각을 가지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는데 사회가 지랄같아 먹고 살기 팍팍해진 이유 때문만일까?
직장 집 자녀 은퇴 등등 다양한 고민들이 많아서 사랑도 결혼도 회피한 체 화려한 싱글이니 홀가분을 핑계한 변명일 수도 있을테고
힘들여 살고 싶지는 않고 그런 과정을 겪어보지 못해서 아예 포기하려는 경향도 있을 것이다.
옛적에야 이 저런 고민을 안고 결혼을 하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살아지는 시대였을테니 접어두고
점점 변화해가는 시대라 종내는 국가관 같은 것도 희미해질테고 결혼을 하여 가정을 만들고
자녀를 키우고 이런 관습은 아마도 바뀌어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시푸다...
청춘들의 시선으로 보면 늙은이 축에 끼이게 된 나이라서 그럴까?
나 역시 빵이든 밥이든 있으면 되는 빵만으로도 사랑을 할 수 있다 주의자인데
빵까지도 있는데 왜 사랑하며 못 살 것이며 사랑을 하기도 전에 실패부터 생각하고 고통 따위는 피해가려고들 한다.
사랑하다 제대로 되지 않아 가슴에 생겨질 상처 때문에 죽을만큼 아프게 되면 어떨 것이며 발등에 도끼자국 좀 남으면 어떠랴,
너무너무 사랑해서 상처로 받은 그놈의 고통이 죽음에 이르게 할만큼 아파서 못견딜 것 같으면 사랑하다 죽으면 되지...
빵 만으로는 살 수 없다라는 것은 사랑이 식거나 지워진거지 빵까지씩이나 있는데도 못 살아낼 일이 뭐 있으랴...
혹 모르고 따져 물어봐야 할만한 가치조차 없는 인간을 사랑해 놓고서 지 선택이 똥 밟은 것이었거든
그 똥 묻은 신발바닥 풀밭에다 쓱쓱 문질어 털어내버리지 않고 배신 당했느니 빵만으로는 살 수가 없었다 따의의 변명으로
지 혼자만 아프다고 훌쩍거리거나 죽고 싶다면서 삼류소설 주인공 되어
빵까지도 있게 되어 사랑만으로도 살아가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초라한 이야기상에 안줏거리로 올리지는 말지어다.
기억하라
화려한 싱글이란 돈 꽤나 가진 채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의 화려한 싱글이라는 사탕발림의 말이란 가진 건 풍부하지만 혼자 살 수 밖에 없는 독거인일 뿐,
제대로 된 화려한 싱글이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결혼은 하지 않고 따뜻한 사랑을 마음껏 하는 애인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소소한 감동도 때로 울고 싶은 가슴 시려움을 준다.
사랑한다는(아내든 애인이든 어쩔 수 없어 함께 사는 것 뿐이지 사랑은 않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의
알몸을 아름답게 볼줄(몰래 훔쳐라도)모르거나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아내를 애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 아내와 애인이 아주 늙어 이미 보잘 것 없어진 몸일지라도...
권태기?
관계의 애매함?
별거? 각방?
스킨십이 없다?
섹스리스?
왜 그런 게 생기는 것일까?
저절로 생겨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다만 스스로가 갖은 핑계를 가져다 만든 것일 뿐,
당신의 애인이든 배우자든 가끔은 혼자 떠나는 여행을 보내라
따로 각방을 쓰느니 혼자 여러날 여행을 떠나거나 상대방을 다녀오게 만들어 보라,
그게 싫거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용납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면 애저녁에 헤어졌어야할 사이이거나
지금까지든 나중 언제까지라도 영원히 거짓으로 서로의 이해타산에 얽메인 체 살아가는 것일 뿐,
혼자 떠난 여행 그래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불상사(?)라도 생기면 오히려 잘 된일 아닌가?
그런 사람인 것을 빨리 알게 되고 그런 사람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는 게 서로에게 좋은 일일테다.
어차피 그럴 사람의 인성이었고 예나 지금에도 절절이 사랑하지 않으면 즉시 이혼해라 이혼 조장이 아니다
탓을 각자의 책임이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리지 마라 자녀문제 부모문제 위신 문제 등...
사랑을 삶의 방편으로 삼을 일은 아니다 사랑은 그냥 두사람 사이의 사랑 그 자체일 뿐
상대방과 엮여있을 여타 책임문제로 여긴다면 빵만 아니라 금덩어리로도 해결 안 될 일이다.
하루를 살아도 둘이 사랑하며 살아야지 그렇지 않다면 혼자 사는 게 맞다.
난 죽을 때 까지 애인구함이다.
아무 조건은 없지만 은근 까다롭기는 한데 나 보다 나이 많으면 안 되고(연상 무 경험에 의한 예의차림 때문에 무지 어색함)
없고 못 나고 작고 무겁고 나보다 밥이든 음식이든 못해도 나보다 덜 까매야 되고
순하고 선해야 되며 나 만나기 전 어떤 사람이었든 무슨 사람이었든 다 괜찮다.
언제나 맨살 닿여 잠들어야 하고 늙고 초라해져가는 몸뚱아리라도 어루만지고 측은지심으로 -쳐다봐주고
나보다 더 오래 살거면 따뜻하게 남아있도록 애써 줄테고 나보다 더 빨리 떠나면
손잡아 외롭지 않게 보내줄것이고 그래도 무서우면 같이도 가줄 수 있다.
나의 버킷리스트 순서 어디에도 지금 사랑이 없다.
내 버킷리스트 마지막 순서에 넣을 사랑하는(사랑을 줄)사람을 만들어야겠다.
그 사랑이 나를 사랑한다면 수 십 수 백날 혼자서 여행을 갔다 오려는 사람일지라도 혼쾌히 괜찮다고 보내줄...
죽을 때 곁에 함께 하고 있는 사람 없다면 쓸쓸할 수 밖에 없다는 거 부인 안 한다.
그렇다고 나 떠날 때 곁에서 지켜달라는 그런 걸 말하려는 건 아니다.
나야 내 곁에 살던 내 편이 먼저 떠나는 걸 외롭지 않도록 곁을 지켜는 주고 싶은데
그 또한 나 보다 덜 살고 먼저 떠나 나 혼자라도 더 오래 남아 살고 싶어서가 아닌 행여라도 둘이 같이 떠날 수 없을 때를 말하는 게다...
누군가 먼저 떠나고 남은 한 사람은 왜 애인도 배우자도 없이 마저 떠나게 됐을 때 몸을 씻기고 수의를 입히고 지랄들을 할까?
그냥 맨 그몸 그대로 입은 옷 그대로면 안 되는가?
정말로 내게 애인이든 배우자가 있어서 적당히(?)둘이 늙어 누구라도 한사람이 먼저 떠나게 되는 날이 온다면
마지막 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정성들여 어루만지고 씻겨 깨끗하게 빨아 곱게 말려 개켜두었던 서로가 사줬던 그 옷들 입고
나란히 손 잡고 누운 체 평화롭게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떠난 후의 모든 것은 오래 전 다 기증했으니 그들이 장례는 잘 치뤄준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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