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죽은 나무들이 숲에서 보내는 그림엽서 본문
대나무들은 뿌리가 모두 서로 얽혀서 살아간다.
평소 오죽은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가끔 운 좋게도 대나무밭이 있었던 땅을 밀어 건축공사를 하는 곳이 있는데
공사할 무렵에 포크레인으로 마구 파헤쳐 버리는데 그때 발견하게 되면 그야말로 재료를 무더기로 구할 수 있게 된다.
내멋대로 만들 오죽단소 작업과정 (건조중)
황죽이나 오죽의 다소 작은 뿌리는 핸드폰 고리나 열쇠고리용으로 다듬을 수 있는데
굵기가 어느 정도 되는 것들은 불로 구워서 펼 수 있을 정도로 곧게 잘 자란 것을 골라 자르고 다듬어서 불로 구워 곧게 펴기 전에 약 보름 정도 말려야 한다.
으름덩굴이 휘감았던 자국이 남아있는 때죽나무 몽당연필
때죽나무는 약간의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오래 전 옛적에는 물에 풀어서 물고기를 잡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껍질의 색깔이 붉은빛을 띄는 것으로 나무공예를 하면 좋고 위의 목걸이처럼 다른 덩굴나무가 휘감았던 자국이 남아있으면 공예 재료로 더 좋다.
위의 것은 덜 자란 오죽인데 아직은 검은 색깔이 선명하지가 않다.
공사하는 곳에서 조금 늦게 발견하여 구한 것인데 단소로 만들 수 없게 윗부분이 이미 말라 죽어가는 것이어서
잘라내고 휘파람 소리를 내는 작은 목걸이피리로 만들어 본 것이다.
오죽 뿌리는 색깔이 선명한 검은색이 되어 가는데 곧게 뻗어 자라지를 않아 공예품으로서는 오히려 더 모양이 좋을 수가 있다.
남녀 한쌍으로 만들어 본 세마디와 두마디로 된 오죽 뿌리 고리
한라산 둘레길 숲에서 산림교육을 하면서 청소년들이 컴퓨터와 휴대폰 게임 중독을 덜 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궁리를 하다가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하지마라 가지마라 라고만 할 게 아니라 가지 않고 덜 하게 만들 다른 놀이문화와 공간을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
요즘은 오히려 어른들이 더 컴퓨터와 휴대폰 게임에 중독이 된 것 같은데 그러면서 자녀들에게 하지마라 라고 한다면 가당키나 하겠는가...
청소년들에게 숲이 좋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예술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부산물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를 살려 창작을 할 기회를 만들어주어
점차 게임중독 같은 것에서 자연스럽게 관심도 멀어지고 더불어 국악기 제조 같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보게 할려고 한다.
숲에와서 나무와 풀 등을 만져보고 곤충을 관찰하고 이것 저것 만들면서 놀게 해주는 것이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에 찌들어 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먼 미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어른들의 책임이고 의무가 아닐런지...
흔히 커플반지니 목걸이니 커플티셔츠 같은걸 입고 다닌는 젊은이들을 보곤 하는데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라면
값비싼 보석이든 싼 플라스틱이든 공장에서 만든 것으로 하지말고 스스로의 손으로 깎고 다듬어서 서로 간직하는 게 좋지 않을까?
버려지는 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선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나무나 뿌리로 만든 국악기 가운데
조금 흔한 것은 5~10만 원 정도 하지만 아주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것들은 50~100만 원도 하고 무려 500만 원 정도 나가는 대금 퉁소 단소등도 있다는 것을 아는지...
누가 아는가?
내 아이가 나중에 나무 조각가가 될런지 또한 거문고 가야금 대금 등의 문화재급 국악기를 만드는 사람이 될런지를...
그도 그럴것이 보통 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단소는 재료를 구하고 자르고 말리는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뿐
두어 시간동안만 배우면 누구나 만들 수가 있기 때문인데 관심을 가지게 되어 정성만 깃들이면
값어치로 매긴다 치고 5만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국악용 관악기 정도는 만들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곤충과 동물 만들어 보기 나무조각 등 무수히 많은 숲생태 체험 프로그램들도 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누구나 신청가능한 숲해설 생태체험 숲놀이 생태공예
한라산 둘레길 안내센터 산림교육 강사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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