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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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현모양처는 여성극찬이 아니다?

까미l노 2014. 11. 1. 16:56

 

한라산 둘레길 진입로 출퇴근길 길 가장자리 좌우에 뺵뺵히 억새들이 자라고 있는데

억새 숲 속에 꿩이며 메추리 노루 족제비 멧돼지 등이 다니는 길이 나있어서 길에 나왔다가 차량이나 사람을 발견하면 그 속으로 숨곤 하는데

가끔 꿩들이 나와서 저렇게 한가로이 놀다가 차가 다가서면 재빨리 억새 사이로 숨곤 하는데

급할 땐 머리만 숨고 꽁지는 그대로 노출할 때도 있는데 그야말로 머리가 잘 안 돌아간다고 할 때 뜻하는 꿩대가리식이다

그런데 이 꿩이라는 녀석들은 겁이 어찌나 많은지 도망갈 때 날갯짓보다 뜀박질이 더 빠를 때도 있다..

 

지금이 보석처럼 달려있을 시기인데 작살나무와 새비나무 열매들이다.

열매라고 하기엔 보라색 구슬이 참 예쁘게 달려있다.

둘이 구분하기가 어려운데 새비나무 잎은 뒷면을 만져보면 보슬보슬한 털의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식물이나 동물의 이름을 붙일 때 당시의 사건이나 마을의 풍습 발견한 사람의 취향 생김새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름을 지었는데

일반적인 이름들과 달리 매우 독특한 이름을 가진 식물들도 다양하다.

이 열매는 겉껍질과 꽃 까만색 속 열매등 언뜻 보면 상당히 예쁘기도 한데 이름은 다소 고약한 말오줌때이다.

글쎄 옛 사람들이 으름을 지을 때 말오줌과 무슨 연관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녀석은 싫어할지도 모를 일이다.

대팻집을 만들 때 사용했던 대팻집나무, 밤송이도 달리지 않고 밤나무를 별로 닮지도 않았지만 나도밤나무라는 이름도 있고

홀아비꽃대,며느리밑씻개,며느리밥풀꽃,알며느리밥풀,바람꽃,시로미,곰의말채, 이나무 등 생김새와는 상관없이 지어진 식물들의 이름들도 많다.

 

온전히 다 내어주고 자연의 흙으로 돌아가는 나무들

나무가 죽은줄 어떻게 아는지 딱따구리가 와서 나무를 쪼아 애벌레를 파먹고 분해자인 버섯들이 곧 나무를 분해하기 시작한다,

나무의 표면에 달라붙은 버섯을 보면 신기하기만 한데 사람들은 용케 식용인지 아닌지 알고 똑똑 따먹는다.

 

덩굴나무들이 나무를 타고 올라 몸통을 조여 괴롭히고어떤 나무들은 그 덩굴들의 왕성한 번식욕으로 덩치가 커진 무게에 못이겨

쓰러지기도 하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할 쯤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 애벌레를 잡아먹고 

곧이어 땅으로 쓰러지면 곧바로 벗섯들의 포자가 달라붙기 시작해 나무를 분해시킨다...

 

 

유명작가의소설이한동안세간에떠들석한적이있었는데나서기싫어하는성격인지라입에개거품이라도물고서한편먹어주고싶었던마음꾹눌러참았다만당시신사임당도들먹이고조선시대여성이어쩌고저쩌고페미니즘을신봉하는사람들이흥분이극에달했었지작가의의도와는전혀다르게곡해했다고생각했었는데내가좋아하던작가라서는전혀아니고서소설을다읽어봐도내가말하려는의도와는확연히구분되더만밖에나가보라지나가는상당히괜찮다싶은여성에게현모양처감이라느니현모양처되겠다그러면어떤반응을보일까아니다지나가는여성이아니라잘알거나지인이거나애인에게그래보라과연그런말을들으면어떤반응들을할까아마한국에서의섹시하다는표현과비슷하기도할게다아무나에게섹시하다는표현을했다가는성적희롱같은것으로낭패를당할수있을법미성년자아닌싱글도독신주위자도아닌여성에게세상에그보다더극찬의표현도있을까현모양처가밥쟁이아줌마같다로들려질까자식과남편뒷바라지나하는겨우뒷바라지나고작뒷바라지라참으로불쌍한자식이되고남편이되는거로다현모양처란집에서밥이나짓고빨래나하면서자식잘키우고남편잘받들고시부모봉양잘해서가족들을위해희생이나하는대상으로들린단말인가현명한어머니마음곱고따뜻한아내처럼으로들리면좋을텐데섹시한여성이라는표현은그렇다치고현모양처같다라는말을듣는여성이라면아마도세상모든남자에게서존경과선망의대상이되지않을까에로부터남자들에겐허세라는게있고여성들에게는허영이라는게있다고하더라만따뜻하고자상한배려울타리가되어줄든든한남성적인강인함등이남자가가져야할좋은것들이라면여성에게는단한마디로현모양처라고할수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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