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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이야기

까미l노 2013. 3. 3. 13:59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왕나비(Parantica sita(Kollar))는 제주왕나비라고 불리우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제주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나, 최근에는 남부지방 저지대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인지되고 있습니다.

이 왕나비는 이름답게 날개를 편 길이가 10 cm에 달하는 대형종입니다. 그리고 날개와 몸통에 그려진 무늬가 화려하고 아름다워 '왕'이란 그 이름이 부끄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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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왕나비는 이동성이 매우 커서 한반도의 중부지방에서도 쉽게 관찰이 되고 있는데,

필자는 경북의 일월산과 태백의 함백산에서 관찰한 바가 있습니다. 주로 1000 m가 넘는 산 정상에서의 만남이었습니다.

 

 네이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가끔 태풍에 의해 중부지방이나 태백산맥으로 이동한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왕나비의 아종 중에는 대만에서 일본까지 이동하는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태풍에 의한 가끔 이동설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종은 대략 시속 20 km로 하루에 100 km 이상 이동할 수 있다고 하니 태풍이 없더라도 설렁 설렁 쉬엄 쉬엄 간다해도

바다를 건너 한반도를 거슬러 오르는 것이 크게 힘들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왕나비는 애벌레 상태로 월동을 하는데,

 

제주도나 남부지방 저지대에서 박주가리과 식물(유충은 나도은조롱 ·흑박주가리 ·큰박주가리 ·작은박주가리 등을 식초로 한다)의 잎을 식초로 하여 자라 성충이 됩니다.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애벌레 때에 박주가리 잎을 먹으며 축적한 칼로톡신(calotoxin)이란 독성물질을 성충이 된 뒤에도 체내에 축적하고 있어

 

새들도 왕나비는 공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강렬한 인상의 무늬를 통하여 나를 잡아 먹으면 고생한다는 것을 쉽게 각인시킬 수 있으니 그 또한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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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에서 애벌레 월동한 왕나비는 제2화 3화를 거치면서 한반도를 북상하여 8월경에서는 태백산맥의 고지대에서 많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그러다 그 해의 마지막 세대에서는 다시 월동이 가능한 제주도나 남부지방으로 돌아가서 알을 놓게되는 것일까요?

아쉽게도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왕나비의 자세한 생태에 대해서는 연구가 미흡하여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우리나라 왕나비와 유사한 모나크왕나비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들 역시 박주가리 잎을 먹고 체내에 독성 물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멕시코에서 월동을 하여 머나먼 캐나다 북부까지 자장 2000마일를 이동합니다.

멕시코에서 캐나다 북부까지 이동하면서도 주로 한 세대당 2개월(애벌레와 성충의 기간 포함) 정도 생존하면서 대를 이어 이동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월동지에서 출발한 개체의 4대손이 캐나다에서 다시 멕시코로 돌아오면서 그 이동의 한 사이클을 완성하게 됩니다.

특이한 점은 마지막 4대손은 6개월 이상 생존하며 캐나다에서 멕시코까지 단숨에 이동을 한다고 합니다.

이는 역시 번식을 위한 것이 그 목적이겠지만 마지막 세대의 남다른 생존력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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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나크왕나비 혹은 제왕나비라 불리우는 종은 많은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었고

 학계의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세대를 거친 이동경로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왕나비 역시 그 종의 아름다움이 모나크왕나비에 견주어 모자람이 없지만 불행히도 생태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제주에서 나서 바다를 건너 육지로 이동하는 그들 덕분에 여름이되면 강원도 높을 산을 오르면 비록 힘들지만 그 보답으로

아름답고도 신비한 나비를 감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 여름이 되면 산정에서는 이리 저리 방황하며 나비를 찾게 됩니다.




[참고 1]
박주가리(milkweed)는 영어 이름처럼 하얀 즙액을 분비하는데,

 

그 즙액 속에는 심장의 박동을 마비시키는 물질(cardiac glycoside)이 들어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많은 곤충의 애벌레들은 박주가리를 피해 가지만, 왕나비 애벌레들은 오히려 그것을 먹고 살아 갑니다.

 

그 결과, 왕나비 몸에는 독성의 물질이 남아 있게 되며, 그것이 결국엔 왕나비의 생존을 이롭게 만들어 줍니다.

 

 

 

출처 : 인디카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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