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잡초 라는 이름의 우리 들꽃 이야기 #50-2 '민들레' 본문
인디카 동호회원들의 사진입니다.
민들레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동양에서 오래 전부터 있었던 재래종 민들레이고 다른 하나는 서양에서 들어온 서양 민들레다.
이 두 가지 민들레는 꽃 아래에 있는 총포편으로 간단히 구분이 가능하다.
서양 민들레는 총포편이 뒤로 뒤집어져 있는데 반해 재래 민들레는 그렇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 차이로부터 재래종과 서양종의 분포를 조사하는 연구가 여러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꼬치 피는 시기는 어떨까?
재래 민들레는 봄 밖에 꽃을 피울 수 없지만 서양 민들레는 일 년 내내 언제라도 꽃을 피울 수 있고
몇 번이라도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씨앗 생산 수는 어떨까?
재래 민들레는 꽃도 작고 씨앗의 수도 적은데 반해 서양 민들레는 꽃이 크고 생산되는 씨앗의 수도 많다.
더욱이 서양 민들레는 씨앗이 작고 가볍기 떄문에 재래 민들레보다 멀리 날아갈 수 있다.
거기다 서양 민들레는 보통 씨앗이 아니라 클론(clone)유전자에 의해 씨앗을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클론으로 늘어난다고 하는 것은 가루받이 상대가 없어도 되는데
예컨데 민들레가 한그루만 있어도 자꾸 늘어알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나나의 경우가 그런데 우리가 흔히 먹는 바나나는 거의가 이런 형태로 생산되는 한 종류이다)
낮선 땅에서 세력을 확대해 갈 때 이런 능력이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전력은 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서양 민들레 쪽이 앞선다.
조사를 해 보면 일반적으로 서양 민들레는 도시 근교에 주로 많고 재래 민들레는 교외나 시골에 많은데
개체 수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뜻 보기에는 서양 민들레가 시가지를 제압해서
재래 민들레가 교외로 밀려난 듯한 인상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재래 민들레와 서양 민들레가 싸운다는 표현 자체가 처음부터 옳지 않다.
재래 민들레를 교외로 밀어낸 요인은 인간에 의해 벌어진 환경 파괴가 주된 이유인 것이다.
씨앗이 작은 서양 민들레는 다른 식물과의 생존 경쟁에서 결코 유리할 것이 없다.
외래식물은 옛날부터 그 땅에서 살아온 재래 식물과 애초부터 맞겨루기가 쉽지 않다.
모든 것이 낯설기 때문에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인 것인데
그러나 도시란 공간은 옛날부터 있었던 자연이 파괴된 곳이다.
그렇게 라이벌이 없는 공터가 생기며 서양 민들레는 비로소 생존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곳에서는 외래 민들레가 강하다.
한 그루라도 뿌리를 내리면 서양 민들레는 바로 씨앗을 맺으면서
어느 사이 재래 민들레가 사라진 땅에 가득 퍼져 나가게 되는 것이다.
서양 민들레가 널리 퍼져 나간다고 하는 것은 관점을 바꿔서 보면
인간에 따른 환경 파괴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서양 민들레가 재래 민들레를 몰아냈다는 표현은 서양 민들레의 입장에서 보면 완전한 누명이다.
서양 민들레는
'인간 여러분.부디 당신 가까이 언제까지라도 있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것이 제 소원이랍니다'
라는 기도를 하면서 자연이 파ㅣ괴된 도시에서 열심히 재래 민들레 대리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서양 민들레마져 없어진다면 우리 주변 풍경은 지금보다 훨씬 더 삭막해질 것이다.
고맙다는 말을 들어도 모자랄 지경인데 억울하게도 무법자 취급을 받아온 서양 민들레가
얼마 전부터 그동안과 다른 자세로 자기 부족의 세력확대에 나섰다.
본래는 재래 민들레의 세력권이 틀림 없는 장소에서 바깥 모습으로는
서양 민들레가 분명한 민들레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공포영화인 '파라사이트'에서는 인간의 세포 안에 공생하는 미트콘트리아가 인간을 숙주로 써서
자신의 유전자를 증식해 가며 인간을 공격한다는 내용의 이야기인데
서양 민들레도 미트콘트리아와 같은 방식으로 유전자 레벨에서 재래 민들레에 침입하는 작전을 쓰고 있다.
서양 민들레의 꽃가루가 재래 민들레의 암술에 붙어 가루받이가 되면 잡종이 되는데
그 잡종이 가진 유전자 가운데반 이상이 서양 민들레의 유전자인 것이다.
그 ㅈ답종에 다시 서양 민들레의 꽃가루를 가루받이 해서 삼분의 이 이상
이렇게 해서 조금씩 피를 진하게 해 가며 재ㅔ래 민들레의 몸을 오염시켜 가는 것이다.
잡종은 클론의 씨앗을 만들어 증식헤ㅐ 가는 한편 이렇게 해서 재래 민들레와 교잡해 간다.
불공평하게도 서양 민들레는 클론 방식으로 늘어나기 떄문에
다른 피가 섞이지 않는 순종 개체를 이어갈 수 있다.
한편 재래 민들레는 그것이 어렵다.
씨앗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른 다른 개체와 교잡하지 않을 수 없는 가루받이 방식 떄문이다.
잡종화할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는 셈인 것이다.
서양 민들레는 이렇게 재래 민들레를 잡종화하며 순혈의 재래 민들레를 감소시켜 간다.
교외에서 서양 민들레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은
서양 민들레가 잡종이 되어서 재래 민들레의 유전자를 받아들여 갔기 떄문인 것이다.
'주위의 수 많은 동료들이 어느새 모두 에이리언으로 바뀌어 있었다.'
재래 민들레는 지금 이런 SF 소설과 같은 공포 속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서양 민들레가 이 땅에 들어 오지 않았었다면 재래 민들레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을 수 있겠지만
서양 민들레가 스스로 들어온 것도 아니고 인간에 의해 들어오게 되어 악착스럽게 살아남은 죄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 재래 민들레라고 할 대표적인 것에 하얀 민들레가 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져 쉽게 보기가 힘든데 한방에서 알려진 약효도 뛰어나다고 전해지면서
거의 사라졌고 현재는 재배를 하면서 키우기는 한다.
하얀 민들레가 노란 민들레보다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소금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이야기 (0) | 2013.03.03 |
---|---|
우리 나무와 꽃들 (0) | 2013.03.03 |
잡초 라는 이름의 우리 들꽃 이야기 #50-1 고마리 (0) | 2013.02.14 |
독도법 (0) | 2013.02.13 |
수생태해설사> 5기 원생 모집 및수강 안내 (0) | 2013.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