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세 쌍둥이 같은 궤펜이오름 본문
"삼형제가 나란히 손잡아 하나 된 오름" | |||||||||||||||||||||||||||||||||||||||||||
[다시 걷는 오름 나그네] <15>궤펜이오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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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펜이오름은 성판악 휴게소에서 직선거리로 북동쪽 1.7㎞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남원읍 경계에 걸쳐 있으나 '공식' 소재지는 조천읍 교래리 산137-1번지 일대다. 궤펜이오름이라하면 가장 높은 동쪽의 궤펜이오름 본체(표고 792.1m)만을 지칭하기도 하나 통상 가운데 있는 샛궤펜이와 그 서쪽의 섯궤펜이 등 3개의 오름을 일컫는다. 3개가 합쳐 하나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큰 오름에 속한다. 높이는 궤펜이 본체가 167m로 도내 368개 오름 가운데 17번째이고, 면적은 본체는 52만9149㎡(46위)이나 샛궤펜이(4만8413㎡·320위)와 섯궤펜이(7만2807㎡·284위) 등 삼형제가 합치면 65만369㎡로 26위까지 오른다.
탐방로는 5·16도로에서 들어간다. 제주시 종합경기장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5·16도로 상 18㎞ 지점에서 동쪽으로 나 있는 임도를 이용하면 된다. 임도 입구(탐방로 지도 B)는 성판악 휴게소에서 5·15도로 제주시 방향 1.5㎞ 지점이기도 하다. 임도 입구 한 쪽에 차를 세우고 고즈넉한 숲길 1.1㎞를 20여분 걸어 들어가면 표고재배장이 나온다. 못된 오름꾼들의 '손장난' 때문에 임도 초입에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서있다. 표고재배장 관리사 마당 동쪽에 궤펜이로 가는 길이 있다. 3분후 나타난 건천을 건너 5분을 더 가면 탐방로 입구 교차점(〃D)이다. 동쪽으로 좌회전하면 궤펜이 본체로 간다. 가파른 탐방로가 정상부까지 이어지나 1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궤펜이오름 탐방로에서 최고의 난이도 구간이다. 둘레 약 450m의 정상부는 10여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으나 분화구 안에도 수목이 무성, 격한 경사만 짐작할 뿐 바닥은 볼 수 가 없다. 정상부 동쪽을 거쳐 남동사면을 시작으로 서면까지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다시 탐방로 입구 교차점(〃D)이다. 표고재배장 관리사를 출발한 지 약 50분이다. 이곳에서 표고재배장 쪽(〃C)으로 돌아가도 되고 정상까지 5분 밖에 걸리지 않아 '간식'처럼 부담 없는 샛궤펜이를 거쳐 섯궤펜이까지 갈수도 있다. 샛궤펜이 정상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섯궤펜이 정상을 거쳐 북사면으로 내려가면 관리사 바로 인근의 샘물터가 나온다. 표고재배장 식수원으로 활용됐던 곳이다. 샛궤펜이 정상을 출발한 지 40분, 표고재배장을 출발한 지 1시간40분 정도 걸렸다. 다시 20여분 걸어 나가야 하니 임도 입구를 출발, 궤펜이 삼형제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2시간 소요되는 셈이다.
궤펜이는 화산체의 형태가 완벽하게 남아 있고, 송이구(Scoria Cone)으로 돼 있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한라산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최근세(수만년 전)에 분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궤펜이에 이어 서궤펜이·샛궤펜이 순으로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본체의 말굽형 등 분화구의 변형과 3개의 오름이 잇따라 형성된 이유는 지하에서 지표면으로 연결된 화구(vent)가 화산활동 당시 이동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궤는 입구가 직하 5m, 내부는 동서 방향으로 45m 의 긴 동굴로 박쥐가 서식하고 있다. 덤불 속에 위치, 찾기가 쉽지 않고 감흥도 별로 없는 만큼 '보호'를 위해서도 굳이 찾을 이유가 없는 동굴이다. 궤펜이오름은 해발 700m 이상이어서 인접한 한라산천연보호구역의 식생과 유사한 점이 많은 편이다.
오름 주변지역은 과거부터 표고재배 등으로 많이 이용, 부식질이 많고 강수량도 비교적 풍부한 지역으로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으름난초·천마 같은 부생식물도 자주 관찰되는데 난과(科) 식물인 으름난초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이다. 으름난초는 남방계 식물의 하나로 우리나라는 식물지리학적으로 분포의 북한계 지역에 해당한다. 잎이 없어 주로 낙엽수림 밑에서 뽕나무버섯과 공생한다. 궤펜이오름에는 개서나무를 비롯, 산딸·산뽕·때죽·비목·단풍·쪽동백·졸참·고로쇠나무와 섬개벚지·곰의말채 등이 교목층에 분포하고, 하층에는 제주조릿대와 산수국·꽝꽝나무·초피나무·관중·으름난초·곰취 등이 자라고 있다. /글·사진 김철웅 기자
◇기획 ‘다시 걷는 오름나그네’전문가 자문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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