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머체왓' 한남리 숲길 본문
아직도 전시관인지 기념관인지 하는 건축물 공사가 한창인 곳을 월요일이면 한적할 것 같아서 찾았다.
행인지 불행인지 다행 나 외엔 인적이라고는 마주치거나 앞서거나 뒤따르는 사람이 전혀 없어 편하게 걸을 수 있었는데
총 거리는 약 7km남짓 되고 반나절 동안 걷기에 알맞은 숲길이었다.
방문자 안내센타를 지나 왼쪽 출발지점으로 들어서면 방애혹길이 목장길이고 다음이 조록나무숲길이 이어진다.
가시나무들과 구실잣밤 나무가 많은 숲길터널을 지나면 목초지로 발바닥이 편해지는 야생화길을 지난다.
다시 이어지는 약간 경사진 계곡길을 따라 숲터널을 지나면 머체왓 쉼터라고 된 벤치와 나무아래 드넓은 목장이 한눈에 들어 오게된다.
편백나무와 삼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삼나무 숲길안에 옛사람들이 살았던 집터가 나오는데 둘러보고 되돌아 나오면 좋다.
서중천 계곡을 끼고 내려오는 길인 참나무 군락지는 바닥이 푹신한 흙길로 되어있고
입구 종점이 나오는 마지막 구간 무렵철새관찰 장소라고 되어있지만 나무가 우거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입구는 넓다란 목장길 안으로 들어서는 길이었는데 바닥에 지천이 소똥인지라 스페인 산티아고 길의 갈리시아 지방을 걷는 듯한 추억이 되살아난다.
소똥이래봐야 냄새가 고약하지도 않거니와 사람과는 아주 친밀한 동물이라서 걷는 내내 마주쳐도 소들이 지레 겁을 먹고 멀찌감치 달아나 버린다.
때 늦게 들꽃들이 간간이 길가에 피어있고
목장길을 따라 이어지는 소나무 숲길과 편백나무 숲길 그리고 삼나무 숲길과 동백나무,참꽃나무 숲길이 연이어 이어지는
복원된 길 치곤 상당히 만족할만한 걷기를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었다.
감귤 모양의 표지판과 리본도 정감이 간다.
작은 계곡위로 지나가는 '느쟁이왓' 다리가 놓여진 곳
여느곳의 곶자왈 형태의 바위와 나무들도 보이고 특히나 한남리 계곡은 다른 곳과 달리
수량이 풍부하고 물과 계곡형태 또한 깨끗한 숲계곡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개의 곶자왈 고목들이 그러하듯 이곳의 고목들도 바위를 단단하게 움켜쥔 채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찌뽕 나무의 가시가 상당히 위협적이다.
붉은색을 띤 편백의 수피 모습인데 삼나무 수피와는 다르게 세로로 찢어지는 폭이 다소 넓은 형태이다.
이맘 때 마삭줄의 단풍은 그 색깔이 참 고와지기도 한다.
마구 벌어져 땅에 떨아지는 동백의 열매가 곱게 삼각날개를 펼치는 때
몇개를 주워 화살표 길안내를 하며 해찰을 부려봤다.
까만 동백의 씨앗은 언제봐도 매끄럽게 윤이 나서 보석 같기도 하다.
숲 오솔길이 끝나고 목장길이 이어지는데 더러 자동차도 지나 다닐 수 있을만큼 넓은 길이긴 했지만
오랜시간 차량이 지나간 흔적은 없는 것이 바닥이 푹신한 잔듸로 깔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남리 머체와 숲길은 서귀포에서 돈내코 방향 도로를 따라 5,16 도로 성판악 가는 길 중간 입속동에서 우회전하여 남원 방향으로 가다가
한남리 교차로를 지나 국가 태풍센터를 지나면 좌측에 '머체왓'숲길 안내센터가 보인다.
달리 대중교통은 지나가지 않는 곳이다.
남원으로 가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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