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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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금 마루금

영실 가는 길에

까미l노 2012. 10. 26. 00:28

단풍이 한라산을 뒤덮었다는 뻥뉴스에 속아 영실코스를 찾았다.

가끔 월간지를 보면 낚시 월간지와 등산 월간지에 계절별 맞춤사진을 구하지 못하게 될 경우 지난 사진을 게재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아마 올해 뉴스가 그러지는 않았었던지...

 

잎들은 병충해 떄문인지 일기가 좋지 않았었던지 생생하게 펴진 잎들이 잘 안 보이고

짙고 깔끔한 빨강이나 노랑색으로 물든 잎을 보기가 어렵다.

 

 

 

나도 엄연히 제주도민이긴 하지만 본디 태생은 아니라서 제주도 사람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한라산의 단풍은 지리산이나 설악산만큼 기대할 바는 못 되는 것 같다.

 

오색이나 핑골 단풍을 보고나면

(뭐 전국의 여러 산과 계곡 가운데 이봐 더 나은 곳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곳의 단풍은 잎의 싱싱함이나 색색의 만홍은 보기가 어렵다.

 

그나마 제주도의 장점인 곶자왈과 울창한 숲길을 내세울 수는 있으니 다행이다.

강원도 산간 깊은 곳의 활엽수림 숲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인 것도 알고 걷는 게 좋을 것이다.

 

 

 

 

 

오백나한이 절경이라지만 고가 사다리를 타거나 헬리곱터에서 보지 않는 이상

망원렌즈로 촬영을 하려해도 다른 나뭇가지에 가려서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

 

 

 

 

어찌보면 참 힘들고 어렵게 쌓아올려 사람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만들어진 돌계단인데

전국의 국립공원들의 아이러니가 바로 이 돌계단이기도 하다

 

한여름 장마철에도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히 쌓아올려 좀처럼 쉬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잘 만들어져 있다만

이게 산행을 하는 사람들ㅇ게는 고역 그 자체인 것을...

무릎을 손상시키게 되는 주범이니 그나마 오르막일 때는 가쁜 호흡만 잘 가다듬으면 견딜만 한데

문제는 내리막길에서는 그야말로 무릎이 시큰거리게 만드는 요소인 것이 문제다...

 

간벌한 목재나 흙으로 쌓아올리게 됐을 경우엔 봄철 해빙기와 한여름 장마철 때는

보수공사를 수시로 행해야하는 문제가 생길 수가 있어서 난감하기는 하다만 좀 더 나은 방도를 연구할 필요는있을 것 같다.

 

 

경복궁에 가면 관목치고 꽤 풍성하게 자란 늙은 화살나무가 잔디밭 한 가운데에 한그루 있는데

딱 이맘 때 가보면 단풍이 그리 고울 수가 없을 것이다.

두터운 왁스층 잎 형태치고 단풍이 이리 곱게 드는 나뭇잎도 잘 없기 때문이다.

 

 

하원마을에서 걸어서 영실 산행로 입구까지 올라와 볼 일이다.

엣사람들이 다니던 길을 찾아내 복원해 두었으니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포장해서 자동차마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유명한 국립공원의 산행로 보다야 이렇듯 한적한 옛길을 걷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드물게 참나무 이파리가 곱게 단풍물이 들었다.

참나무 여섯형제들이(떡갈나무,신갈나무,갈참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상수리나무)

제주도에는 귀한 편인데 주로 너도 밤나무가 많이 자생하는 편이다.

 

 

 

어떤 연유로 무슨 변고가 있었길래 저토록 커다란 혹을 달고 사는 것인지?

어떻게 해서 저렇게 만드어진 것인지 알아본 적은 없다만  참으로 독특한 삶을 살아가는 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