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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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내일 이혼하게 될 전처에게

까미l노 2012. 9. 18. 15:56

아고라인지 곪아 터지는 곳인지 뭔지 하는 곳의 글 한줄이 하수상 하길래 게시판을 확인 했더니

내일이면 숙려기간도 끝나고 이혼 하는 어떤 50대 남성이 올린 글이 있었는데...

 

 

내일이혼을합니다숙려기간이모두지나고내일네라고대답을하러가는날입니다접수하러가기전날에도참으로힘들었습니다접수할때는담담하더군요지금은만감이교차하지만 그리고가슴이많이아프지만 내일은덤덤하겠지요제나이52살 제또래나이드신분들다들그리사셨겠지만20대후반에결혼하여남들하는것처럼부모봉양하고자식잘공부시키고 저또한안락한노후를꿈꾸며참으로열심히살았다자부합니다물론이제남이될 제아내도동년배로써그리살았지만요근데 열심히사는것만다가아닌요즘세상에서는 저같은남자들은넋두리가많습니다요즘사회및경기자체가너무힘들잖아요저도마찬가지로그속에있다보니저와비슷한나이인경우에는외벌이가많습니다요즘은 조금 달라졌지만2년전부터내몰린제아내처럼어쩔수없이같이버는경우가많지만저도2년전까지외벌이였습니다년년생인애들둘서울로유학전부산입니다보내고가정살림할려면그리고악화되는경기에16년차자영업했습니다소규모전문건설업버텨낼려면정말제입에단내가날정도로뛰어야했습니다제가그릇이크지못해서크게벌지는못했지만결혼25년동안가족들에게혜택을주지못한건아닙니다나름애들크면서헤택을누렸고그런애들키우면서제아내도혜택을누렸다생각합니다정말힘들어서25년하던일을포기하고노후를생각해서새로운일을찿다보니벌이가없어졌고제나름돈들어갈일이적을때새로운일을찿자는마음에새로운일을계획한건데그이후로지속적인불화가끊이지않았습니다물론그이전몇년전부터제노력이 부족했는지경제적어려움으로불화가있었지만요몇년째서울로유학보낸애들에게돈보내고나면 좀모자랐죠사업유지도가정생활유지도애들이먼저였으니까요암튼결국에는돈문제로싸울수밖에없는제나이가서글프지만 정말방법이없더군요능력은떨어지고요구는계속해오고새로운일을찿는지난1년반동안끊임없는이혼요구에결국손을들고이혼을내일하게되었습니다물론돈문제만이전부는아니겠지만80-90%이상이그문제라고생각하니당분간제가해결해줄수없는부분같아서안타깝습니다정말많은생각을했습니다오랬동안고민했습니다애들에게도많은이야기를해주고싶었는데고교졸업하자마자내곁을떠나서안타까웠습니다그리고미안한부분도있고요그렇지만성년이되었지만군에가서제대할때되었지만아직자기책임이뭔지 잘모르는 지난몇년간돈이나필요하면문자몇자넣는아들딸과도이혼합니다늘새로운인생을찿겠다는거꼭찿기를바랍니다.

내일이면 전처가 될 아내에게.... 

 

제선택이안좋을지모릅니다엄청외로울지모르겠습니다지금이순간에도엄청가슴이아픕니다그래도하는게나을듯합니다너무멀리왔습니다두리뭉실하게글써봤습니다저에게 치명적인약점이있을수도있습니다암튼제잘못이반입니다삶의넋두리입니다내인생 가장 큰 결정을 하면서...

 

 

 

아래...관심을 가진 어떤 분이 쓴 댓글 내용이다

 

지금 이계절이 딱 우리 나이 같다.

나뭇잎은 푸르지만 새순도 돋지 않고 속은 이미 단풍이 들어 가는 시기....

씨 뿌려 탐스럽게 키워 논 농작물이 없으니... 이 따듯한 햇볕에 익을 곡식이 없구나~~

 

친구 왈~

"야! 걱정마라...

가을 배추농사가 있다....."

 

 

오래 전 아직은 새파란 청년 시절이었을 때의  난 사랑과 결혼은 별개가 되면 큰 일 날줄 알았었다.

그땐 여자를 무조건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고(안거나 사랑한다면)

그러지 않으면 아주 나쁜 남자가 되는 줄 알던 시절이었고 그건 지금도 완전히 놓아버리지(?) 못한 뭔가 끈끈한 올가미 같은 게 되어

그야말로 노랫말 한 구절처럼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이고 사랑하게 된다면 참 쓸쓸한 일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이혼을 했을 때는 숙려기간 같은 것은 따로이 없었고 서로 협의만 하면 그냥 이혼이 되던 시절이었는데

죽자살자 사랑하다가 서로가 맞지 않아(쉬운 표현으로 치자면)헤어지게 되었는데 다툴 일도 재산분할이나 자녀 양육같은

힘들 일도 없었기에 가정법원 복도의 자판가 커피 한 잔씩 들고 웃으며 대화 하다가 헤어졌드랬는데

이혼하러 온 다른 사람들의 눈총에 미친 년놈들쯤 비쳐줬을 법 했을게다만...

 

만날 때 엄청 힘들게 만났거나 어쨌거나 더 이상 사랑을 지속할 이유가 없어져서 헤어지려는데 뭔 절차가 필요하랴, 

 

 

물론...지금 변화를 하게 된 나의 결혼관은 작금의 결혼 방식이나 이혼을 강제 대행이라도 해 주려는(?)국가가 

아주 나쁜 관습이라고 욕을 하고 싶을 정도이다만...

다분히 국가적이고 사회 통념에 지나치게 얽메인 것 같다.

 

개인이 서로 사랑해서 함께 사는 것을 탓 하자는 게 아니라

사랑하면 종내는 결혼을 하고(요즘의 젊은이들은 더러 쿨을 전제로 그러지 않는 부류들도 많아졌다더라만)

아이를 낳고 부모를 봉양하고... 파뿌리에서 양파껍질로 조금씩 변화 되어 가는 모습이다.

 

사랑하면 반드시 결혼을 하는 관습이 조금씩 변화 되어 가는 것 같은데

문제는 이혼이라는 것이 형식과 절차에 따라 국가가 주관하는 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재산 따위 문제 때문에 다툼을 해결해 주는 차원도 있겠지만 숙려기간이다 뭐다 ...

 

두 사람의 개인간의 사랑을 법이 해결해 준다?

예전처럼 여성의 상대적 불리함과 나약하고 억울함을 보호 차원에서 그랬긴 하지만 요즘에도 그런 게 있을까?

숙려기간으로 이혼률을 낮췄다는 뉴스의 통계 같은 것도 봤다만 개가 웃을 일 아닌가?

 

혼인 제도의 근간이 국가의 존재 이유가 되는 일인지 잘은 모르겠다만

혼인을 하고 혼인신고를 해야 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거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 일일까?

간통죄 같은 용어처럼 미혼모라는 말은 곧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는 국가가 사랑까지 통제를 해야만 가능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