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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금 마루금

올레6코스 백록담 소천지에 출몰한 무늬오징어

까미l노 2012. 5. 18. 15:21

포털 싸이트 다음에다 블로그를 만든지 오륙 년 남짓 되는 동안 파워블로거를 꿈꾸거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주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해서 여행지의 교통 먹거리 등 정보와 특이한 사진이 있어서 올리게 되더라도 복사,스크랩 금지 같은 것을 하지 않는다. 

 

제주래봐야 기껏 메주인 것을 정보나 작품가치 같은 게 있을 리 만무하고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정보이고 찍을 수 있을 사진일테니 무조건 오픈 한다.

글 한 줄 남기고 가져가든 그냥 훔쳐 가든 아무런 상관이 없음이다...

 

처음으로 블로그 제목에다 낚시바늘을 달았는데

한라산 정상이 바닷물 속에 투영되는 곳이 있는데 그 속에 썰물 때 갇힌 무늬오징어 네마리를 발견한 것이다.

 

이름하여 소천지 라고 하며 올레 6코스 보목동 제주대학 연수원 숲길 아래 바닷가에 있다.

 

 

새벽 네시경 몰래 민중각을 탈출하여 성산포으로 향했다가 돌아 오는 길에 날씨 화창하여 불현듯 생각 난 소천지

서둘러 보목 숲길로 갔었는데

오늘도 바람에 작은 물결이 일렁대는 바람에 한라산 정상이 제대로 투영되지가 않았다만...

우짜든동 한라산 정상이 보이는 곳에 물이 가득하면 그곳은 필시 백록담(^^)일테고 낚싯대 둘러맨 태공까지 출현하였으니...

 

 

이번 제주도 걷기 동안엔 행운이 많이 따른 편이었는데 아쉽게도 오늘만큼은 2%가 부족하게 된 것 같다.

어제의 자구내포구 노을과 오늘 새벽 성산일출봉 아래 해돋이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다만 스러져가는 태양이 차귀도 귀퉁이를 넘어갈 즈음 불켠 통통배가 갈매기 몇마리 뒤따르게 하면서 지나가 주질 않아서 조금은 아쉬움이었다.

성산 일출봉에서도 차귀도 앞 자구내 포구에서도 맑은 구름이 깔려 있었다면 떠오르는 태양도 스러져가던 노을도 더욱 더 붉게 물들었을텐데...

 

 

물 속에 투영된 한라산 정상을 찍는답시고 미풍마저 잠들기를 기다린 채 바위틈에 구겨져 있는데 날물 때라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오징어 네마리를 발견하게 됐고 잠시 후에는 온 바다를 이저리 쑤시고 다니던 낚시꾼이 절벽위에 나타났다.

 

백록담 양안 절벽위에 산신령 낚싯꾼 출몰이다...

들고 다니는 낚싯대를 봐서는 루어낚시 차림인데 설마 저 오징어를 낚을려는 것은 아니겠지 뭐...

 

 

숭어 새끼들인 모양인데 이놈들도 몇몇 용치놀래기들과 같이썰물때를 놓쳐 결국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갇힌 것 같다.

자세히 보고 있노라니 바위 깊은 곳 아래에 간간이 알을 쏟아내면서 다니는 것이 산란을 하는 중인 것 같다.

 

아직은 어린 것들이라 그런지 내 움직임에 화들짝 놀라 무리가 급선회를 하곤 한다.

 

 

낚시도 많이 해보고 수십만 마리의 멸치 때와 그 멸치떼를 둥그렇게 포위를 하면서 쫓는 농어 무리를 직접 본 적은 있었지만 

(포위에 쫓겨 도망 다니던 멸치 떼가 갯바위에 앉았던 나를 발견하고 돌아서 도망갈려다가 브레이크를 못잡아 바위 위로 돌진 하기도 한다)

 

 

 

자연의 바다속을 유영하는 오징어를 본 것은 처음이네...

움직임이 활발한 녀석들이라 한자리에 있지를 않고 연신 갇힌 웅덩이를  빙빙 돌아 다니는 모습을 요행 발견하고 사진에 담았다.

 

정말 매미채라도 았었으면 어떤 시늉이라도 했을건데...

 

 

그래, 그래...미안하다...

니들을 보고 초고추장 생각을 하다니...쯧~

 

부다 오래오래 버텨 마른 오징어로도 만나지 말고 살아가거라~

 

 

 

내가 지 녀석을 보고 있는 것을 눈치 챘을테지?

크게 놀라거나 피해서 멀찌감치 도망은 가질 않고 내가 움직임이 있을라치면 그 자리에서 아주 느린 속도로 뒷걸음을 친다

(고녀석 후진 참 멋지게 하는 모습이다)

 

하긴 저눔시키들은 요렇게 생각들 하고 있을테지?

내 육체가 탐나냐? 짜샤!!

무꼬자부면 들어와봐봐바!!!!

니까짓게 사람이면 사람이지 물 속에서 나에게 이길소냐?

 

 

 

날씨 맑게 개인 날 올레 6코스를 걷게 되거들랑 보목동 제주대학교 연수원 뒤 숲길속에

바다로 내려가는 나무계단과 정자쉼터가 있다.

 

그길로 조금 내려가면 한라산 정상이 바다에 투영되는 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