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서툰 세상살이...세상과의 타협? 본문
"너는 세상살이에 서툴어..."
" ...? "
내려놓고 비울 뭐 그런 주제도 못되었기에 타인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제대로(?)사는 것인 줄 알았다가
핀잔 같기도 한 뜬금 없는 표현에 짐짓 내색은 않았지만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삶이 서툴다는 것은 아마도...
싫은 소리도 못하고 바보처럼 내 몫조차 제대로 찾아먹을 재주 없어 듣는 것일테지만
살아오면서 여태 정직했다느니 남을 괴롭혀서 내 것 챙기지 않았다고 하는 따위의 말은 비루먹은(?)변명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사람살이라는 게 어디 가끔 손바닥으로 하늘이라도 가리지 않고서야 제대로 살겠는가,
이미 곤란할 지경이 되어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렇고 그렇게라도 살아내지 않으면 다 개뿔이라고 하질 않는가 말이다...
그렇다고 뭐 거짓으로 사기를 치고 술수를 부리고 남의 것을 뺏어라는 말은 아니겠지만...
나는 혹시 독불장군처럼 살았던 것은 아닐까?
"너는 얼핏 교과서적으로 사는데 나쁘지 않게 사는 것은 맞지만 세상살이에 교과서라는 책만 소용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그가 내게 그런 말을 했었는데
쓴웃음이 나오는 걸 참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정말 나라는 인간이 교과서처럼 살기는 했었을까?
한참을 중언부언 변명 하는데 그가 재차 뒷통수를 강타하는 듯한 충격을 주는 표현으로 정곡을 찌르는 표현을 한다..
"넌 좀처럼 강하게 주의주장을 내세우거나 끝까지 고집을 피며 굽히지 않는 그런 타입은 아니지만 다른 이들과 말이 통하지 않을 땐
그 자리를 외면해 버리거나 아예 상대를 안 해버리면 된다 라는 식이다."
그의 말에 마음이 상하거나 기분 나쁠 감정 같은 건 전혀 없었는데 문득 깨닫게 된 것은 있었다.
여행을 좋아 한답시고 혼자인 삶을 홀가분해졌다며 자유로운 영혼처럼 떠돌아 다녔던 것 또한 그가 지적한 것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 같고
내가 싫으면 어느 무리든 관계를 하지 않으면 될 것이고 떠다니는 속담처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 이라고 믿었던 것 같아서 말이다...
세상살이 하면서 누군들 싫은 일과 원치 않는 사람들과 엮이려 하는 사람들 있을까...
나만 독야청청 이라고 살아온 것 같아서 그 자리가 좀은 부끄러웠는데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내 주장 강하게 내세우지 않고 남의 의견 다 들어주되 내 마음에 맞질 않으면 그 자체를 멀리하는 게 내 삶의 방식이었다.
강하게 어필하거나 끝까지 옳고 그름을(?)토론하여 예의 하기 좋고 듣기좋은 표현으로 그렇고 그렇게 얽혀 살아가는 방법...
토론하는 사람들의 예의,방식,자기주장,배려 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냥 외면해버리거나
그런 무리에 끼이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했던 내 방식을 좋다 나쁘다 잘했느니 못했느니
그런식으로 살면 인생살이 고달파진다느니 그런식으로 구분 지을 수 있을까?
하긴,,,
아직도 인정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 많기도 한데
단정적이고 강한 어투로 의사표현을 하는 말들을 들었다고 생각한 나에게 반대로 내가 그런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 의사 표현과 말이 어느 때 그랬을까를 한참을 고민하고 기억하려 애를 쓴다...
항상 귀 기울여 다 들어주고 난 후 내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었다고 믿었었는데 왜 내가 그런 말을 듣게 되었을까?
이런 것들이 내가 아직 세상살이에 서툴고 더 내려놓고 비워야할 그런 것들일까?
정말 나는 스스로 의식 못한 채 누군가에게들 그런 식으로 내 의사 표현을 하면서 살아왔던 것일까?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그렇게 살아볼려고도 해봤었는데 잘 안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에게 의사를 물어보면 묵묵부답으로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다 생겨먹은 게 차갑다 보니 화 났느냐고 반문을 하니
가까운 사람들에게 표현으로 인한 상처를 종종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나도 그랬었다고 지적 받은 것 아닌가?
요즘엔 혼자 있게되는 시간이 많다보니 거의 달포 남짓을 지내면서도 말을 하지 않게 되는데
양치질을 자주 해도 입안이 텁텁하고 이러다 말을 잃어버리는 건 아닌가 싶어 실소를 하기도 한다.
세상살이 서툰 것은 타협에 서툰 것일까?
지나간 일에 내 스스로를 합리화 하고 자기 변명을 할 때가 더러 있었는데 그건 이 꼴 저 꼴 뵈기 싫다고 피한 자리의 사람들에게
나 혼자 속으로만 연신 못난 주장을 펴는 모습 아닌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사는 내가 나쁘지 않았다고 그들이 나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삶이든 세상살이든 이 어설픈 서투름에서 빠져 나가려면 어떻게 타협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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