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친구(請友) 본문
慕山請雨(모산청우) 사모하는 산에들어 빗소리를 청한다는 뜻이다.
친구
어릴적 한동네 같이 살던 친구들
학창시절 죽고 못살던 동창들 다 흩어져 지금은 만날 수가 없다.
아니...고향에 살지도 않기에 일부러 만나러 가지도 않거니와 연락조차 좀처럼 하지 않고 살게 되었다.
가끔 군동기 한녀석이 전화를 해오고는 한다.
복학생이 되었었기에 나보다 어린 친구들도 많지만 나는 손 위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는 바람에
나보다 연배가 높은 친구 사이라고는 거의 없고 오히려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는 허물없이 대하는 편이라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그들 또한 내가 나이가 많아서인지 각별하게 친하면서 함부로 대하지는 않는다.
왼종일 말 한마디 할 이유도 없이 살기에 좀처럼 사람을 새로이 만나거나 사귀지를 않다가
최근에 길에서 길동무처럼 만나게 된 친구가 생겼다.
나보다는 많이 어리지만 속 깊게 챙겨주는 친구들이다.
그들을 만나는 날엔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면 내가 말이 참 많았었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그리 말이 많았었는지 다소 신기한 생각마저 든다...
어릴 때 형님은 너는 왜 맨날 너보다 어린 친구를 사귀냐고 그랬었는데 형은 항상 나이 많은 사람들과 주로 어울렸었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군림하거나 대장처럼 구는 뭐 그런 것을 원하는 타입은 아니다.
오늘도 그들과 만나서 어린이들이 있는 곳으로 봉사활동을 갔었다.
나야 난생 처음 경험해 본 것이고 그들은 매월 화요일마다 어린아이들을 찾아 간단다.
빙 둘러 앉아 가져간 고기를 구워 주고 과일을 나눠주고 왔는데 아무래도 부모 가족들과 가정을 이룬 테두리에서 살지는 못하기에
정이 많이 그리운 아이들 같았는데 그들은 자주 갔었기에 아이들이 참 잘 따랐다.
다음엔 기회가 되면 고녀석들의 예쁜 사진을 좀 찍어줘야겠다.
어찌나 살갑게들 구는지 마음이 짠했던 것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하루...
돌아오면서 내 손에 쥐어준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선물 꾸러미
김치 주물럭 삼겹살 호두 아몬드 양념장 등...
나이가 많은 사람이 손 아래 사람들을 챙겨야 하는데
나는 그들에게 외로워 보였거나 저희들이 챙겨줘야 하는 나이 더 든 친구처럼 보였을테지...
그들에게 오래동안 사람 잘못 봤다는 느낌은 들지않게 살아야 할텐데...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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